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모든 것

바야흐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기차 기술의 핵심 중 하나는 배터리. 그런데 전기차 배터리는 어떻게 발전했을까? 지금은 어디까지 왔을까?

전기차 성능의 핵심, 배터리

전기차 수요가 늘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은 5.5%였다. 중국과 유럽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상품성 있는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환경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대상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환경부의 2022년 전기 승용차 목표 보급 대수는 총 16만5,000대로 전년 대비 9만 대나 늘었다. 올해 이 목표를 초과 달성하리라는 게 대부분의 전망이다. 하지만 집에 충전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전기차를 운용하는 게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공용 충전시설의 경우 급속은 충전 시작 후 1시간 안에, 완속은 충전 시작 후 14시간 안에 차를 옮겨 주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런데 충전이 중요한 건 편의성 때문이 아니다. 배터리 관리 때문이다.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빠르게 충전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배터리 셀을 순차적으로 완전히 충전하지 않기 때문에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 유지에는 부정적이다. 한 달에 2~3번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속 충전기로 충전할 것을 권장하는 이유다.

배터리 관리가 중요한 건 전기차의 주행가능 거리는 물론 주행 성능에도 배터리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배터리의 용량은 주행가능 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배터리의 방전 성능이 전기차의 가속 성능에도 관여한다. 여기서 말하는 방전은 전력이 완전히 소실된 경우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전력을 얼마나 빠르고 강력하게 끌어낼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발전과 변화

현재 출시 중인 전기차 대부분의 가속 성능이 좋은 건 리튬 이온 배터리의 방전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초기 전기차는 지금의 전기차만큼 가속 성능이 뛰어나지 않았다. 물론 전기모터의 성능 차이도 있지만, 대체로는 배터리 때문이었다. 지금처럼 충전할 수 있는 이차전지를 사용한 전기차가 처음 등장한 건 19세기 후반이었다. 1859년 처음 발명된 납축전지를 프랑스의 물리학자 카미유 알퐁스 포레가 혁신적으로 성능을 개선해 1881년 발표했다. 이 납축전지를 기반으로 초기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까지 전기차는 납축전지를 사용하다 1990년대 후반 니켈 수소 전지 도입으로 납축전지가 전기차에서 사라졌다. 니켈 수소 전지는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았지만, 메모리 효과가 발생했다. 충전량을 기억하기 때문에 완전히 방전한 뒤 충전하지 않으면 에너지 저장 능력이 점차 저하되는 경향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니켈 수소 전지의 단점을 극복한 배터리가 지금 널리 쓰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음극에 있는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방전이 일어나는 이차전지다. 물론 충전은 그 반대 과정으로 이뤄진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가볍고,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굉장히 높다. 더불어 고속으로 충전하고 고압으로 방전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충전 기술

현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전동화 자동차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배터리 자체의 성능 차이는 크지 않지만, 시스템 전압의 변화를 통해 충전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현대자동차그룹과 포르쉐다. 두 회사 모두 800V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둘 다 크로아티아의 슈퍼 전기차 브랜드인 리막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이 기술을 도입했다. 즉, 현대자동차의 초고속 고압 충전 기술과 포르쉐의 초고속 고압 충전 기술의 출처가 동일하다는 이야기다.

타이칸과 아이오닉5는 모두 800V라는 높은 전압을 지원하지만, 충전전력은 타이칸이 270㎾, 아이오닉5가 240㎾까지 가능하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50㎾ 이상이면 급속충전기로 분류한다. 타이칸과 아이오닉5의 재빠른 충전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전용 초고속 충전소를 이용해야 한다. 현대가 운영하는 E-PIT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됐다. 포르쉐는 전국 전시장과 서비스 센터, 각 거점에 초고속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미래의 지구를 위한 전기차 배터리의 성장

전기차의 배터리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폐배터리 처리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수거된 폐배터리는 대부분 재활용한다. 전기차 배터리처럼 저장 용량이 크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방전 성능이 우수한 배터리는 전기차에서만 사용할 수 없을 뿐, 다양한 쓰임의 배터리로 재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배터리 성능의 70% 이상 보존돼 있으면 전기차 배터리로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 물론 새 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로 탈바꿈할 순 없다. 교체용 배터리로 쓰인다. 더불어 배터리를 해체한 뒤 분류하면 이를 다시 배터리 제조에 재사용할 수도 있다. 전기차 폐배터리의 경우 회수만 잘 된다면 환경에 대한 부담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셈이다.

한편, 차세대 배터리의 주인공으로는 전고체 배터리가 지목되고 있다. 매우 불안정해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는 니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굉장히 안정적이다. 충전 시간도 매우 짧다. 대단히 높은 전류밀도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의 모양과 패키징의 자유도가 높다. 전해질이 고체이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전해질 이온의 전도율이 굉장히 떨어진다. 배터리의 미래라고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가 아직도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다. 거의 모든 메이저 배터리 기업에서 이 부분을 개선할 기술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최소 5년 이상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성능의 핵심, 배터리의 성장과 변화가 기대된다.

前월간<모터트렌드> 한국판 에디터 고정식 기자
20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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