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잇는
레트로 열풍

레트로 열풍이 거세다. 단순한 관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의 지표까지 바꾸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접점 찾기를 통한 산업별 레트로 열풍의 배경과 성공 사례 예시, 더불어 앞으로의 영향력을 소개한다.

디지털 시대 속 꽃피는 레트로

식지 않는 레트로의 인기를 보면 ‘추억은 아름답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레트로(Retro)는 회상이란 의미를 가진 Retrospect의 줄임말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챗GPT가 사람보다 더 정확한 논문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최첨단의 시대에 레트로를 찾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아마도 지난 기억을 소환함으로써 향수와 행복,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레트로가 과거를 경험하지 않은 MZ세대에게조차 주목받는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레트로는 부모님의 이야기나 TV, 영화 속에서 간접 경험했던 예스러운 감성으로, 그 자체가 신선한 재미가 된다. 레트로 덕후가 되는MZ 세대도 적지 않다. 한편으로는 팬데믹, 기후 변화, 치솟는 물가 등으로 현실이 고달프고, 미래가 불확실한 사회에서 레트로를 통해 위안을 찾는다는, 씁쓸한 시대적 배경에서 레트로의 인기 이유를 찾기도 한다.

산업별 레트로 열풍 사례

레트로 감성은 다양한 산업의 주요 마케팅 전략이 되고 있다. 평범한 제품도 레트로라는 디자인의 옷을 입고,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더해 상품성을 높이면 경쟁력을 갖는다는 공식이 적용된다. 요즘처럼 제품이 다양하고, 기술이 평준화되면서 차별화하지 못하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시대에 레트로는 만능 치트키인 셈이다.

전자제품 분야는 레트로 디자인이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유명한 이탈리아 가전 브랜드 스메그는 레트로 라인으로 유명하다. 냉장고, 커피머신, 식기세척기 등 전 제품에 레트로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스틸 몸체와 크롬으로 마감한 밀크포터 ‘MFF01’은 혁신적인 기술까지 겸해 요즘 사람들의 눈높이를 맞췄다. 오래전 모습 그대로 재현한 신일전자의 선풍기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주목받았다.

레트로 마케팅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 식품 분야일 것이다.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하거나, 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정체성을 잃지 않은 새 제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최근 던킨과 SPC삼립은 ‘정통 보름달 도넛’을 출시했다. 이는 1976년에 출시되어 무려 50년 가까이 사랑받는 ‘보름달’ 빵의 재해석이다. 대한제분의 브랜드 곰표는 귀여운 캐릭터로 다양한 협업 제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식혜, 막걸리, 과자를 넘어 글라스락과 협업해 그릴 팬, 밀폐용기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레트로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 ‘포니’는 50여 년 만에 그 외형을 본뜬 콘셉트 카 ‘포니 쿠페’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한때 부자의 상징이던 ‘그랜저’도 특유의 각진 외형에 첨단 기술을 장착한 ‘디 올 뉴 그랜저’로 레트로 열풍에 뛰어들었다.

이외 거리에서 Y2K 패션을 따라 하거나, 빈티지 숍을 누비는 패션피플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줄 이어폰과 헤드폰이 무선 이어폰을 대신하기도 하며, LP 플레이어도 꾸준히 판매된다. 일부러 노포 맛집을 찾아가고, 여행지에서 교복을 입고 인증사진을 남기는 등 레트로는 개인의 취향이자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한 문화가 되었다.

파워 업! 레트로는 강하다

레트로 트렌드가 쉽게 식지는 않겠지만, 끊임없이 소비자의 마음을 두드려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실패 없는 마케팅 전략을 필요로 한다. 앞서 언급했듯 기존의 인기 아이템을 활용한다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똑똑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따뜻했던 옛 기억이 떠오른다, 정말 재밌다 하는 마음이 드는 콘텐츠여야 한다. 더불어 단순 재현이 아닌, 새롭고 차별화되는 점이 필요하다. 곰표 밀가루나 말표 구두약 등의 브랜드가 음료, 과자, 패션과 같은 접점을 찾기 힘든 분야와 협업한 사례는 그 시도 자체가 흥미를 끌 만했던 것처럼 말이다. 과거를 떠올리게 하면서 세련된 사람들의 감성에 부합되는 절묘한 융합이 레트로 제품, 레트로 마케팅의 성공을 가져올 것이다.

레트로 열풍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통해 즐겁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건 두 배로 행복한 일 아닐까? 다음은 또 어떤 레트로 감성이 사람들의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할지 기대된다.

 편집실
이미지 출처 글라스락·던킨·신일전자·스메그·현대자동차 공식 인스타그램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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