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환경의 새바람, 스마트홈

스마트홈이 미래 주거의 핵심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1980년 홈 오토메이션(Home Automation)이라는 개념으로 시작되었는데, 집안의 월패드를 통한 난방장치 조정 및 현관문 모니터링 등의 단순 제어였다. 그런데 집안의 유선망에서 근거리 무선망과 이동통신망을 활용하게 되면서, IoT(사물인터넷)을 사용한 홈IoT로 발전되었다. IoT의 사물(Thing)은 ‘Internet of Things’를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생긴 말이다. 여기서 사물은 유형뿐 만 아니고 가상의 사물을 모두 포함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인터넷으로 연결할 것인가?’보다는 ‘왜 인터넷으로 사물들을 연결하는가?‘에 있다. 바로 사물의 지능화와 사물 간의 정보공유를 위함이다. 사물들을 지능화해서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사물이 인간을 위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사물 즉 홈을 똑똑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AI(인공지능) 이다.

따라서 홈IoT는 더욱 진화하게 되면서 IoT의 연결성에 AI(인공지능)의 초지능이 더해진 AIoT(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 지능형 사물인터넷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IoT가 디바이스 간의 연결을 나타내는 디지털 신경망이라면, AI는 이러한 디바이스들을 통제 및 관리하는 두뇌의 역할을 한다. AIoT는 다양한 도메인에 IoT와 AI를 접목하는 융합의 핵심 기술이다. AIoT는 5G Advanced/6G 이동통신의 초연결성과 AI와 빅데이터를 통한 초지능성을 결합하는 사물지능융합기술이다. 즉 AIoT는 4차산업혁명의 초연결성, 초지능성, 그리고 초융합성을 지원하는 서비스 플랫폼 기술을 지향한다.
AIoT는 2015년 일본 기업 샤프가 만든 신조어이다. 2016년 샤프는 판매가 급감한 가전 부문을 살리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했다. 가전에 AI를 심어 사용자와 상황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였다. 도입 영역이 진화하면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스피커 등 거의 모든 가전에 AI가 탑재됐다. ‘사물 지능’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사물의 특성에 맞게 지능을 개발하고 탑재하여 활용하는 융합기술을 의미한다.
기존의 IoT 시스템에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디바이스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클라우드(서버)로 보내 처리한 이후 다시 해당 디바이스나 연관된 데이터로 보내는 방식이었다면, AIoT는 개별 디바이스나 엣지(Edge)에 인공지능이 개입하여 데이터를 처리한다는 차이가 있다.  엣지 라는 것은 데이터 처리를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컴퓨팅을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엣지컴퓨팅(Edge computing) 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스마트홈 성공을 이끌 AIoT 핵심기술

집이 똑똑해지기 위해서는 집안에서 이뤄지는 여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집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센서(Sensor)이다. 스마트홈은 거주자를 둘러싸고 복잡한 환경변화를 적시에 정확하게 감지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센서를 사용한다.  그 다음은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한 네트워크 기술, 그리고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클라우드 환경 및 AI 및 빅데이터(Big data) 기술, 그리고 지능형 플랫폼 기술이나 보안 기술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가 결합된 지능형 사물인터넷으로 발전하면서 중요한 기술로 대두된 것은 엣지 컴퓨팅이다. 센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양과 종류가 늘어났고, 데이터를 생성 지점에서 분석,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AIoT 시스템반도체는 보다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중심의 응용서비스 기술이 중요하다.
주요 AIoT용 시스템반도체는 센서, 통신용 칩, 프로세서이다. 최근 센서(Sensor)는 사물, 상태,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인식·수집하는 기본 구성요소다. 센서는 외부 정보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센서는 감각을 의미하는 센스(Sense)라는 말에서 비롯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계측할 수 없는 주관적인 가치 척도를 갖고 있던 인간의 감각을 기계가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환해 주는 역할을 하는 부품을 말한다. 실리콘 기판에 집적한 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로 개발되는 추세다. 이러다 보니 통신, 프로세서칩과 모듈 형태로의 만드는 것이 용이 해졌다. 쾌적한 생활을 위해 온도, 습도, 조도 등 센서가, 안전한 생활을 위해 화재, 가스, 방범 등 센서가, 또한 지문인식, 검침, 수질, 원격진료 등 다양한 센서가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통신용 칩은 일반 소비자가 가장 많이 접하는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BT)가 지원되는데 통신거리가 짧은 것이 단점이다. 이를 보완한 것이 저전력 광역통신망(LPWAN)이다. NB-IoT, LoRa, SigFox 등이 쓰인다. 속도는 수백킬로비트(kpbs)의 낮은 속도지만 10km 이상으로 서비스 범위가 넓다. 또한 5G 이동통신 기술도 중요한데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원격진료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프로세서칩은 AIoT 구현에서 가장 핵심이다.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판단하고 분류하는 지능 작업이 필요하다.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판단하고 분류하는 지능 작업이 수반되므로, 연산력이 뒷받침되는 고성능 칩이 필요하다. IoT에서 AIoT 시대로의 가장 큰 기술적 변화는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에서 엣지컴퓨팅으로 바뀐 것이므로 시스템반도체도 엣지컴퓨팅을 위한 초고속, 저전력의 고성능 프로세서가 필요하게 된다.

스마트홈 확대를 위한 매터(Matter) 표준화

스마트홈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전 및 IoT 기기 제조사가 각기 다른 버전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 스마트홈의 표준화는 2012년에 OneM2M을 시작으로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 OCF(Open Interconnect Consortium) 등 많은 표준이 나왔지만 시장이 크게 확대되지 못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스마트홈 디바이스간 상호연동을 고려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마트홈 시장의 개화를 촉진할 표준이 나왔다. 바로 매터(Matter) 이다.  2022년 1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삼성, LG, 구글, 애플 등이 참여한 표준단체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는 스마트홈 글로벌 표준 매터 1.0을 발표했다. 매터의 경쟁력은 참여기업과 확장성에 있다. 스마트홈 플랫폼, 가전, 반도체, IT서비스 등 500여 개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매터 1.0은 초기 단계 버전으로 스마트 전등과 전등 스위치, 플러그와 콘센트, 온도조절장치, 센서, TV를 지원하며 향후에 냉장고,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 가전제품으로 확장 예정이다. 앞으로 소비자는 어떤 회사의 가전제품, 홈 IoT 제품을 구매해도 자유로운 연결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플랫폼 및 애플리케이션으로 통합 제어 및 연동이 가능해질 것이다.
삼성, LG가 CSA 의장사로 활동 중이고 매터 발표 이후 첫 정례회의를 지난 3월 한국에서 개최했다.  국내 삼성, LG, 코웨이, 경동나비엔, 코멕스 등 전자업계는 자사 제품에 매터 표준을 적용을 하고 있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까지 매터 적용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IoT 플랫폼을 통해서 전세계 생활가전 제품이 올해 2천만대 이상을 예상하고 있고, LG전자는 LG 씽큐(ThingQ) IoT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홈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매터를 지원한다.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도 매터 지원에 매우 적극적이다.
다만 매터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주도해 만든 표준이라 그동안 가전사업 분야 활용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었고, 또다른 표준인 홈커넥티비티얼라이언스(HCA)가 있다. HCA는 2021년 8월에 발족되었으며 냉장고, TV, 에어컨 등 대형가전의 연동을 목적으로 만들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렉트로룩스, GE, 아르첼릭, 그룬디히 등 주요 가전업체 13곳이 참여하고 있다. 작년 9월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2)에서 회원사간 가전제품의 연동을 시연해 보였고, 빠르게 2023년 1월3일 HCA 1.0표준이 나왔으며 올해 중반 상용화 계획이다. 매터와 HCA는 상호보완적인 생태계를 구축하지만, 경쟁관계에 있다.

Home Connectivity Alliance 로고, 공식 홈페이지 뉴스 캡처

스마트홈의 전망과 과제

스마트홈이 급성장하는 미래의 핵심 유망사업으로 부각함에 따라서 국내 삼성, LG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이유는 스마트홈과 스마트가전이 연동되면서 스마트홈의 편의성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의 가전제품을 더 많이 구매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20년 608억 달러(약 77조원)에서 2025년 1,785억 달러(약 22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홈 시장이 확대되면서 스마트홈의 ‘All-Connectivity’ 강점이 오히려 개인 정보 연쇄 유출에는 취약할 수 있다. 하나의 기기가 사이버 공격을 받게 되면 수많은 기기가 한꺼번에 해킹에 노출될 수 있다.  강도 높은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 국내 소비자들이 쉽사리 스마트홈을 이용하려 하지 않으려는 것도 충분히 대응해야 한다. 아직 스마트홈 환경에서 사용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편리함과 실용성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제조사들이 좀 더 고객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한 서비스 개발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김용석 반도체공학회 부회장,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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