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만족의 마지막 퍼즐, 반품경쟁



소비자만족의 마지막 퍼즐, 반품경쟁

그간 이커머스업체들의 경쟁양상은 새벽배송,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속도경쟁이었다.
하지만 당일배송이 가능해질 정도로 속도경쟁이 임계점에 이르자, 이제는 반품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반품 서비스는 이미 있어왔지만, 이제 경쟁이 시작되며 무료반품이나 쉬운 반품 등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반품 서비스로 소비자만족도를 높이려는 이커머스업계의 치열한 경쟁의 현장을 소개한다.
글. 편집실

속도는 기본, 이제는 편리한 반품경쟁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정서가 우리나라 물류에 미친 영향은 대단히 컸다. 좁은 국토와 촘촘한 교통망은 국내 소비자들의 빨리빨리 정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다. 이에 이커머스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체인이 갖춰진 국내 유통시장에서 가장 큰 수혜자였다. 오프라인업계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춘데다, 직접 만져보고 입어볼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는 특성상 배송속도는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에 생존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속도경쟁 역시 극단으로 치달았다. 포문을 연 것은 쿠팡이었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초고속배송은 익일 배송이 당연시되는 온라인 쇼핑문화를 정착시켰고, 결국 당일배송 또는 새벽배송 등 극단적인 속도경쟁을 낳았다. 하지만 빠른 배송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이제 속도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는 소비자 경험이 접목될 때 소비자만족이 가장 높아지는데, 이러한 욕구는 결국 이커머스업계의 반품 서비스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지 못하니 아무래도 반품률이 높아지는데, 반품을 편리하게 만드니 단기적으로 부담하는 업체의 비용은 높더라도 소비자가 느끼는 편리함은 그만큼 더 커지기 때문이다. 즉, 반품 서비스는 가격경쟁과 배송속도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했던 이커머스업계 소비자만족의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당장의 손해보다 고객만족이 더 중요

반품 서비스는 전통적으로 반품률이 높은 패션 및 잡화 분야가 격전지다. 온라인 패션시장의 반품률은 40%에 달하는데, 이는 오프라인 평균인 9%의 4배 이상이며, 이커머스시장 평균인 30%를 크게 웃돈다. 패션 및 잡화 특성상 한 번만 착용해보면 상세페이지를 통해 얻은 정보가 얼마나 정확했는지 바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업계에서 반품 서비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곳은 이번에도 쿠팡이다. 2018년 월 2,900원의 와우멤버십을 도입한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의 경우 무료배송 및 30일 이내 무료반품 혜택을 내세웠다. 단순변심으로 반품해도 무료이며, 패션 분야 전문관인 C.에비뉴 상품은 아예 로켓배송 상품이 아니어도 무료반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역시 무료반품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세계 SSG닷컴은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전 상품에 대해 배송과 반품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G9는 반품신청 후 반품배송비를 결제하면 반품완료가 확인된 다음날 고객이 결제한 배송비를 G9 캐시로 되돌려준다. 홈쇼핑업계도 반품 서비스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신세계TV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은 편의점을 통한 반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택배기사가 상품을 회수하러 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홈쇼핑업계는 고객 서비스 불만 중 회수 지연의 비중이 적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이 방법을 계획했는데, 이로 인해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그리고 CJ오쇼핑과 롯데홈쇼핑의 경우는 TV홈쇼핑 판매 상품을 대상으로 당일 회수 서비스를 도입했다.
11번가는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되, 발생하는 비용을 보험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줄이고 있다. 소비자가 단순변심으로 상품을 반품할 경우, 배송비용을 보험사가 대신 지급하는 것이다. 색상이나 사이즈가 맞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선뜻 구매를 결정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이제 좀 더 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단순변심이어도 지정택배로 반품을 신청하면 반품비용을 지원하니 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쟁이 격화된 신선식품 분야에서도 무료반품 서비스 경쟁이 한창이다. 식품 특성상 반품이 어려울 것 같지만 티몬의 신선무료반품, 위메프의 갓신선, 옥션의 파머스토리, 이마트 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 등은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면 무료로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맛은 고객마다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 반품기준 자체도 없다.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지만 소비자에게 믿고 구매 해도 좋다는 신뢰를 줌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는 실제 반품 이후 재구매율 97%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반품경쟁의 격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

현재 여러 이커머스업체들이 점점 더 파격적인 반품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걸 보면, 예전 배송 속도경쟁과 마찬가지로 반품경쟁 역시 격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과거 제살깎기식 무료배송경쟁으로 재정 여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업계들이 크게 고전하거나 내리막을 걸은 사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품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제품 발송과 회수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비용이 2배로 드는 만큼 자본력을 갖춘 소수 유통공룡들 간의 쩐의 전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물류기업 UPS의 최근 ‘온라인 구매 소비자 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에서 반품비용은 상품가격의 최대 6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런 비용뿐 아니라 반품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줄이는 것이 업계에 딜레마가 되기도 한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반품 서비스를 악용하는 블랙 컨슈머다. 일부 악성 소비자가 무료반품 서비스를 악용해 물류소요를 확대시키면 그에 따라 비용이 너무 많이 늘어난다. 신선무료반품을 하고 있는 티몬의 경우, 2015년 전 제품 무료반품 서비스를 론칭했다가 2년 만에 중단하기도 했다. 사실 소비자에게 한 번 부여한 혜택을 거둬들이는 것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쉽다. 때문에 반품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반품 서비스는 전통적으로 반품률이 높은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그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이 심화돼 비용이 증가해도, 그만큼 구매 매출로 인해 충분히 상쇄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이 늘었고 보복소비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만족도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무리 문제점이 발견된다 해도 당분간 이커머스업계의 반품 서비스 경쟁은 더욱 맹렬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1.07.01

그간 이커머스업체들의 경쟁양상은 새벽배송,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속도경쟁이었다.
하지만 당일배송이 가능해질 정도로 속도경쟁이 임계점에 이르자, 이제는 반품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반품 서비스는 이미 있어왔지만, 이제 경쟁이 시작되며 무료반품이나 쉬운 반품 등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반품 서비스로 소비자만족도를 높이려는 이커머스업계의 치열한 경쟁의 현장을 소개한다.
글. 편집실

속도는 기본, 이제는 편리한 반품경쟁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정서가 우리나라 물류에 미친 영향은 대단히 컸다. 좁은 국토와 촘촘한 교통망은 국내 소비자들의 빨리빨리 정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다. 이에 이커머스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체인이 갖춰진 국내 유통시장에서 가장 큰 수혜자였다. 오프라인업계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춘데다, 직접 만져보고 입어볼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는 특성상 배송속도는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에 생존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속도경쟁 역시 극단으로 치달았다. 포문을 연 것은 쿠팡이었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초고속배송은 익일 배송이 당연시되는 온라인 쇼핑문화를 정착시켰고, 결국 당일배송 또는 새벽배송 등 극단적인 속도경쟁을 낳았다. 하지만 빠른 배송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이제 속도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는 소비자 경험이 접목될 때 소비자만족이 가장 높아지는데, 이러한 욕구는 결국 이커머스업계의 반품 서비스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지 못하니 아무래도 반품률이 높아지는데, 반품을 편리하게 만드니 단기적으로 부담하는 업체의 비용은 높더라도 소비자가 느끼는 편리함은 그만큼 더 커지기 때문이다. 즉, 반품 서비스는 가격경쟁과 배송속도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했던 이커머스업계 소비자만족의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당장의 손해보다 고객만족이 더 중요

반품 서비스는 전통적으로 반품률이 높은 패션 및 잡화 분야가 격전지다. 온라인 패션시장의 반품률은 40%에 달하는데, 이는 오프라인 평균인 9%의 4배 이상이며, 이커머스시장 평균인 30%를 크게 웃돈다. 패션 및 잡화 특성상 한 번만 착용해보면 상세페이지를 통해 얻은 정보가 얼마나 정확했는지 바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업계에서 반품 서비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곳은 이번에도 쿠팡이다. 2018년 월 2,900원의 와우멤버십을 도입한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의 경우 무료배송 및 30일 이내 무료반품 혜택을 내세웠다. 단순변심으로 반품해도 무료이며, 패션 분야 전문관인 C.에비뉴 상품은 아예 로켓배송 상품이 아니어도 무료반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역시 무료반품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세계 SSG닷컴은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전 상품에 대해 배송과 반품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G9는 반품신청 후 반품배송비를 결제하면 반품완료가 확인된 다음날 고객이 결제한 배송비를 G9 캐시로 되돌려준다. 홈쇼핑업계도 반품 서비스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신세계TV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은 편의점을 통한 반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택배기사가 상품을 회수하러 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홈쇼핑업계는 고객 서비스 불만 중 회수 지연의 비중이 적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이 방법을 계획했는데, 이로 인해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그리고 CJ오쇼핑과 롯데홈쇼핑의 경우는 TV홈쇼핑 판매 상품을 대상으로 당일 회수 서비스를 도입했다.
11번가는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되, 발생하는 비용을 보험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줄이고 있다. 소비자가 단순변심으로 상품을 반품할 경우, 배송비용을 보험사가 대신 지급하는 것이다. 색상이나 사이즈가 맞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선뜻 구매를 결정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이제 좀 더 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단순변심이어도 지정택배로 반품을 신청하면 반품비용을 지원하니 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쟁이 격화된 신선식품 분야에서도 무료반품 서비스 경쟁이 한창이다. 식품 특성상 반품이 어려울 것 같지만 티몬의 신선무료반품, 위메프의 갓신선, 옥션의 파머스토리, 이마트 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 등은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면 무료로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맛은 고객마다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 반품기준 자체도 없다.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지만 소비자에게 믿고 구매 해도 좋다는 신뢰를 줌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는 실제 반품 이후 재구매율 97%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반품경쟁의 격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

현재 여러 이커머스업체들이 점점 더 파격적인 반품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걸 보면, 예전 배송 속도경쟁과 마찬가지로 반품경쟁 역시 격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과거 제살깎기식 무료배송경쟁으로 재정 여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업계들이 크게 고전하거나 내리막을 걸은 사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품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제품 발송과 회수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비용이 2배로 드는 만큼 자본력을 갖춘 소수 유통공룡들 간의 쩐의 전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물류기업 UPS의 최근 ‘온라인 구매 소비자 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에서 반품비용은 상품가격의 최대 6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런 비용뿐 아니라 반품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줄이는 것이 업계에 딜레마가 되기도 한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반품 서비스를 악용하는 블랙 컨슈머다. 일부 악성 소비자가 무료반품 서비스를 악용해 물류소요를 확대시키면 그에 따라 비용이 너무 많이 늘어난다. 신선무료반품을 하고 있는 티몬의 경우, 2015년 전 제품 무료반품 서비스를 론칭했다가 2년 만에 중단하기도 했다. 사실 소비자에게 한 번 부여한 혜택을 거둬들이는 것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쉽다. 때문에 반품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반품 서비스는 전통적으로 반품률이 높은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그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이 심화돼 비용이 증가해도, 그만큼 구매 매출로 인해 충분히 상쇄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이 늘었고 보복소비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만족도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무리 문제점이 발견된다 해도 당분간 이커머스업계의 반품 서비스 경쟁은 더욱 맹렬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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