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로봇과 로봇 기술의 현재와 미래

영화와 과학기술은 서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로봇 영화는 과학 기술자에게 영감을 주고 과학 기술의 발전은 로봇 영화 제작에 아이디어와 지식을 제공한다.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하면서 로봇 기술은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수준을 넘어 상상을 넘어서는 미래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영화 속 로봇,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갈림길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 2000)>의 로봇, 앤드류는 누군가 도와달라고 하면 “봉사는 제 기쁨이죠"라고 대답한다. 인간 이상의 뛰어난 존재이지만 죽는 순간까지 철저하게 봉사하며 인간을 돕는다.

하지만 영화 <엑스 마키나(Ex Machina, 2015)>는 치명적 매력을 지닌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의 튜링 테스트 과정을 다루고 있다. 로봇은 사람의 감정을 느끼며 혼란스러워하고, 자신을 만든 개발자를 죽이고 사회에 숨어든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로봇이 주도하는 절망적이고 우울한 디스토피아(dystopia) 세계를 묘사한다. 하지만 조지 루카스의 영화 <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에서는 귀여우면서도 뛰어난 능력을 지닌 R2-D2와 수다스럽고 허풍 있는 C-3PO 같은 뚜렷한 자기 개성을 지닌 로봇들이 활약한다.

과학 소설가이자 저술가인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는 1950년 발간한 소설이자 20004년 영화인 <아이로봇(I Robot Signet S1282)>에서 인간에게 집단으로 저항하는 로봇에 대한 두려움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확장하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와 기술에 대해 문제의식을 던지고 있다.

매우 다양하게 진화하는 로봇 기술 발달의 트렌드

로봇 기술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무선인터넷, 3D 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의 거의 모든 기술과 지식을 융합하는 ‘보이지 않는 엔진’을 지니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협업 로봇, 반려 로봇 로봇과 전투 로봇, 배달 로봇과 수술 로봇에 이르기까지 융합은 예상치 못한 수많은 혁신적 성과를 끊임없이 이뤄내고 있다.

스스로 작업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기도 하는 기계인 로봇은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지닐 수도 있겠지만 아마존 에코처럼 스피커 모양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2020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에서 개발된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는 동물처럼 자연스럽고 유연한 멋지게 점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2019년에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조립같이 팔을 들어 올려 일하는 현장 노동자들이 입고 사용하는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를 개발한 바 있다. 벡스는 사람의 어깨 관절을 모방한 웨어러블 로봇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피로를 줄여서 2021년에는 농업용 로봇의 개발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능 로봇(Intelligent robot)은 인공지능의 작동과 명령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손목, 발목, 손가락과 같은 관절운동기능 외에도 시각, 촉각, 청각 등의 감각기능과 학습, 연상, 기억, 추론 등 인간의 두뇌작용의 일부인 사고기능까지 갖추어야 한다.

1M 높이의 오픈 소스 휴머노이드(Humanoid) 아이큐브(iCub)는 이탈리아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적용된 로봇이다. 13살이 된 2022년에 발표된 모습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표정, 복잡한 3D 미로 풀기, 화살 쏘기, 작은 물건 잡기 등이 가능하여 인간의 모양으로 어린이와 놀이를 하는 수준을 보여준다. 반면에 감정을 인식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페퍼(Pepper)는 프랑스의 알데바란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으로서 어린아이를 닮은 귀여운 외모가 특징이며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대화하고 행동하는 반려 로봇이다. 반려 로봇은 가족들 간의 소통을 이어주거나, 노인과 장애인들을 돌보며 의료 서비스와 연결되며, 사용자의 활동을 학습하여 진화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영국의 로봇 개발 벤처기업, 스타십 테크놀로지는 2014년 창업한 이래 2022년 2월 기준으로 250만 건 이상의 배달을 완료했으며 세계 20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인 스타십 로봇을 시험 운행 중이다. 이 로봇은 작은 박스처럼 생겼지만, 최대 45kg까지 운반할 수 있고 시속 6.4km 속도로 이동할 수 있어서 우체국과 피자 회사 등이 이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로봇을 활용한 수술과 치료 사례도 있다. 병원의 수술에서 사용되는 다빈치 로봇 수술기는 고화질 3D 영상과 10배까지 확대된 시야를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의사는 다빈치 로봇 수술기를 조종하여 자신의 손 움직임 그대로를 환자 체내의 소형 기구로 전달해 수술할 수 있다.

군사용 로봇들은 정찰, 관측, 사진 촬영, 살상을 위한 로봇들이다. 드론 로봇인 STM 카르누는 2020년에 폭탄을 탑재한 채 리비아에서 인간 개입 없이 인공지능의 판단으로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군사용 로봇들이 전투에 본격적으로 활용된 시기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04년 이라크 전쟁 때부터이다.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융합적인 기술, 로봇

공상과학 로봇 영화에서 나타났던 상상력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거나 도와주고 협업하거나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로서 본격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인간을 대신하여 생산라인에서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조립하기도 하지만 혁신적인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상품을 개발하고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다. 언제 어디에서나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학생들의 외국어와 과학 공부를 도와주며 교사들을 대체하고 사람들을 대신하여 위험한 재해 현장이나 화성 같은 외계 탐사하기도 하며 우리의 세상을 바꾸고 있다.

작가 아시모프는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인간의 명령에 반드시 복종해야 하며, 로봇은 자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로봇의 행동에 관한 3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이 원칙에는 로봇 기술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더불어 ‘자아가 생긴 로봇이 인간에게 반항하고 지배하려고 들면 어떻게 될까’라는 두려움이 담겨 있다. 따라서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융합적인 기술 로봇은 예상하고 가늠하고 상상하기조차 힘든 수준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으로 우리에게 상상력과 희망, 두려움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존재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많은 기업이 로봇 기술에 관심을 보인다. 이제 세상의 모든 기술은 사회 공동체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는 관점과 철학이 중요해지는 때가 되었다. 특히나 인류의 곁에서 다양한 산업과 삶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로봇 기술은 그 관점과 철학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유롭고 활발한 사회적 협의와 연구를 통해 로봇 기술이 미래 사회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해서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병훈 교수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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