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 늘 먹는 삼시세끼. 그 안에서 남다른 의미를 보물처럼 찾는 사람이 있다.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등공신이라는 삶의 비밀을 일찌감치 알아차린 완성차물류사업2팀 김성원 매니저의 작은 행복 찾기 노하우를 들어본다.
맛집 탐험을 시작하다
Q 맛집러로 살아오신 지는 얼마나 되시나요?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음식을 정말 맛있게 먹는다’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결정적으로 강원도에서 서울로 대학진학을 하면서 저의 음식탐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좁은 강원도에서는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생전 처음보는 음식을 내주는 식당에서 그야말로 ‘눈이 돌아’갔어요. 제대로 ‘맛집러’가 된 것은 대학시절에 맛집 탐방 소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던 게 시작인 것 같아요. 여러 친구들에게 맛집 제보를 받아서 정기적으로 방문하곤 했는데, 그렇게 제가 아는 서울의 맛집 정보가 쌓이는 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맛으로 행복을 그리다
Q 직접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시나요?
잘 하지는 못하지만 요리하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 요리를 시작한 계기는 멕시코에서 해외인턴생활을 하면서부터였어요. 멕시코 음식은 정말 맛있었지만 많이 기름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과음하고 나서 해장을 할만한 국요리가 발달 안된 게 치명적이었어요. 이대로는 못살겠다 싶어서 한인마트나 아시안마트 통해 재료를 확보하고 인터넷 영상을 보면서 이것저것 시도했는데, 직접 요리한 음식이 생각보다 맛있어서 그렇게 요리에 흥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Q 직접 만드는 요리를 대접할 때 어울리는 상차림을 추천해주세요.
요리와 어울리는 술은 저에게 빠질 수 없는 짝꿍입니다.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켜는 자리일 경우 파스타나 튀김 종류, 특히 잘게 다진 고기와 토마토파스타를 이용해 매콤한 미트소스를 만들어서 파스타면을 볶아먹거나 나초 등을 찍어먹기도 했었는데, 그게 의외로 호평을 많이 받았습니다. 와인을 마신다면 담백한 고기 요리, 소주 한 잔 할 경우에는 두말할 것 없이 제육볶음과 돼지고기 김치찌개입니다. 하지만 항상 어떤 술이든 마무리는 제가 직접 돼지고기와 대파를 듬뿍 넣어 끓여 내오는 특제 라면이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맛 그리고 추억
Q 맛에 대한 기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평생에 딱 한 번,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요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결혼 전 아내를 위한 크리스마스 상차림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정성스러운 요리를 꼭 해주고 싶어서 동기 중 요리에 진심인 친구에게 ‘오리 스테이크’라는 메뉴 추천은 물론 영상 통화를 통한 과외까지 받았어요. 하지만 워낙 난이도가 높은 요리라서 결과적으로 맛 자체가 만족스럽게 완성되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진심을 담은 요리였고, 최선을 다했기에 아내는 제 모습에 감동했고, 그 날의 분위기 덕분인지 저에게는 눈물나게 맛있는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아내를 위해서 만들었던 내 인생 최고의 요리, 오리 스테이크. 지금까지도 그 날의 기분좋은 두근거림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아는 분위기 맛집을 귀뜸해주세요
회사 주변 기준으로 나름의 소견을 조심스레 전달해 보겠습니다. 첫 데이트 식사 장소로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둘이 있기에 분위기 좋은 곳을 들고 싶어요. 회사 근처 ‘호호식당 (일본가정식)’이나 ‘도치피자(화덕피자와 파스타)’를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뭔가 기념일 같은 날에는 한껏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소랑호젠(제주퓨전양식)’를 추천합니다. 특이하면서도 소위 말하는 ‘있어 보이는’ 음식과 더불어 인테리어와 조명이 은근 예쁘거든요. 회사 근처로 친구들이 놀러 왔을 때는 ‘갈비골목’이나 ‘서울숲누룽지통닭’도 괜찮을 거 같아요. 회사 동료나 선후배와 퇴근하고 집 가기 전 소주 한잔 하고 싶다면 ‘송범순대국’을 추천드립니다. 어른들을 모시는 자리라면 고깃집은 ‘몽련’, 횟집은 ‘나나횟집’이 괜찮았던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술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라면 지역막걸리를 즐길 수 있는 ‘다미’를 추천드립니다.
맛으로 행복을 찾다
Q 맛집 이야기로 책까지 내셨다고 들었습니다. ‘맛’ 덕분에 알게 된 다양한 행복에 관해 이야기 해 주세요.
사실 저는 ‘버키터스’라는 글쓰기 동호회에서 결혼도 하고 책도 내게 되었습니다. ‘버키터스’는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직장인들이 모여서 3개월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동호회입니다. 요즘엔 이곳에서 결실을 맺은 와이프랑 같이 ‘전국 국밥 투어’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둘 다 국밥에 진심인 사람들이라 전국의 유명한 국밥을 다 먹어보자라고 한마음 한뜻을 모았습니다. 지금까지 병천 순대국밥과 부산 돼지국밥을 클리어했고 앞으로도 전주 콩나물국밥, 양평해장국, 영천 소머리국밥 등 다양한 국밥을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할 생각에 지금 당장도 설레고 행복합니다.
‘버키터스’ 글쓰기 동호회에서 만든 나의 책들. 이 동호회 덕분에 나는 좋아하는 일로 책도 내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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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편집실
2022.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