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완성차 해상운송 화재 대응 시스템 구축

현대글로비스는 한국선급과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완성차 해상운송을 위한 맞춤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고 각 선박에 순차적으로 적용 중이다. 신규 화재 대응 시스템은 전기차 글로벌 물동량 증가에 따른 선내 화재 예방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에 따른 선제적인 선원 안전 확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시스템 연구·개발에 참여한 해사안전팀 백번 책임매니저와의 인터뷰를 통해 화재 대응 시스템의 필요성과 개발 과정, 화재 대응 프로세스를 알아본다.

해사안전팀 백번 책임매니저

Q.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선박은 해상에서 화물을 싣고 나르는 역할을 수행하는데요. 자체 동력을 가지고 24시간 이동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제한된 공간 내에는 육상과 마찬가지로 발전소, 공장, 창고와 선원 거주구역이 있고, 선원들은 24시간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구역에서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며, 대형 화재로 확산할 경우 진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물론 화재와 관련한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가령 연료유나 화재 위험이 높은 화물을 취급하는 경우, 고온의 도구 사용이 빈번한 주방 등 위험성이 높은 구역은 특별한 화재 감지 및 소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자동차선의 경우는 특수한 화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화물이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되지 않아 화재와 관련한 규제는 일반 화물선으로 적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전기차의 보급이 확산하면서 전기 배터리로 인한 화재도 증가하는 등 여러 화재 소식이 들리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전기차 화재 특성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운송사 중 전기차 운송 비율이 가장 높은 선사인 현대글로비스에서 선도적으로 해상운송 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국내 · 외 해상운송 화재 대응의 수준 혹은 법적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당사 선박을 비롯한 모든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선박은 SOLAS(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 규정에 따라 선급에서 인증하는 화재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중 자동차선의 화물 구역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연기와 열로 화재를 신속히 탐지해 전 선내에 자동으로 알람을 울리는 화재감지기가 약 1,000여 개 설치되어 있어요. 소화기와 소화전은 약 250개 이상 있으며, 일정 구역을 나눠서 화재 시 밀폐한 뒤 CO2를 분사하여 소화하는 고정식 소화장치도 설치되어 화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선 내 소화 장비 · 설비

Q. 화재 대응 시스템 적용 시기 및 적용 범위에 대해 알려주세요.

사선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순차적으로 화재 대응 자재를 보급하고 있는데요, 보급받은 선박에서는 해당 자재를 비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선내 훈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선내 훈련은 선박에 배포한 개정된 선박 화재 대응 절차 및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용선은 사선과 달리 화재 예방과 대응의 책임이 해당 선주에 있습니다만, 당사 화물의 안전을 위해 화재 대응 자재 보급을 추진하고 있어요. 5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입니다.

Q. 화재 대응 시스템 적용을 통한 기대 효과는 어떻게 되나요?

우선 전기차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선박 자체적으로 일정 부분 대응이 가능한 솔루션이 제공되었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기존 화재 대응 시스템에 초기 화재 시 화물 단위의 화재 확산을 제어하는 방법이 없었다면, 개선된 화재 대응 시스템에서는 발화 지점에서 화재 확산을 제어하고 해당 구역을 소화하는 방법이 적용되어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피해 범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됩니다.

화재 대응 시스템으로 대형화재를 예방해

선박과 화물, 선원의 안전을 지킬 수 있습니다 ”

Q. 한국선급과의 화재 대응 시스템 개발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당사에서는 해사안전팀 소속인 저와 해운 기술지원을 담당하는 지마린서비스 기술팀 책임자 1명, 한국선급에서는 실무 책임 연구원 2명, 총 3명이 참여해 약 6개월 동안 화재 대응 시스템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해운 기술 부분을 지원하는 지마린서비스 기술팀에서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관한 국내·외 연구 및 실험 자료를 모아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주기적인 화상회의를 통해 그 내용 중에서 선박의 환경에 적합한 대응 방안으로 범위를 좁혀 나가고자 했습니다. 당사와 한국선급은 연구 내용을 공유하고,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개선된 화재 대응 시스템 개발을 완성해낼 수 있었습니다.

Q. 화재 대응 시스템 개발 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한국선급과 자동차선 전기차 화재 대응에 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할 때,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지식을 잘 끌어내고 조합하여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연구 기간이 국내 코로나19 감염이 심각했던 시기와 맞물렸어요. 화상으로만 회의하고, 현장 방문도 제한적이다 보니 의견을 공유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아 좀 아쉬웠습니다. 화상회의 때마다 코로나19 상황이 좀 나아지면 한국선급 부산 본사에 내려가서 맛있는 것을 사드린다고만 하다가 6개월이 지나갔거든요.

Q. 화재 대응 시스템이 가진 장점을 예방과 진압 측면으로 구분해 알려주세요.

연구는 크게 향후 신조선에 적용할 수 있는 선박의 구조적 변화 및 고비용 투자가 필요한 부분과 현존선에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했습니다. 다수의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 입장에서 현존선에 즉시 적용이 가능한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이 차별화된 점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전기차 화재 대응 방법으로 적용하였지만, 기존 내연기관(ICE) 차량 화재에도 효율적인 대응 방법이라고 판단됩니다.

Q.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담당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요?

앞서 화재 대응 시스템 개발의 시작 배경을 말씀드렸는데, 이 주제가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연구 시작 시점에 국제해사기구(IMO)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운송에 관한 규칙 제정을 위한 위험성 평가 및 연구는 논의되지도 않았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최근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전기차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그에 따라 운송량도 증가하면서 국제해사기구에서도 연구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해외 선급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규정이 언제 적용될지는 모르지만, 향후 몇 년 뒤에는 고도화된 화재 대응 설비를 요구하는 자동차선이 필요할 것 같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볼 수 있겠습니다.

“완성차의 해상 운송 물동량 증가에 따른 차량 화재에
선제 대응이 가능해졌습니다 ”

Q. 화재 대응 프로세스를 설명해주세요.

선박의 화재 대응 프로세스는 ‘화재감지 – 현장 대응(소화기) – 비상소화반 투입 – 고정식 소화장치 사용’의 단계로 크게 나뉘고, 각 단계별 세부적인 내용으로 지침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규 시스템은 ‘현장 대응(소화기) – 비상소화반 투입’ 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데요. 소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기차 화재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1,500도 내열성을 갖춘 질식소화덮개를 이용하여 화재 초기에 목표물을 덮어 산소를 차단함으로써 화재 확산을 방지하고, 구역의 연기 확산을 늦춥니다. 이후 물 분무창을 이용하여 미스트 형태의 물을 질식소화덮개 및 차량 내부에 분사해 배터리를 냉각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글로벌 선사 최초로 선박에 적용되었습니다.

특수 장비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질식소화덮개는 전기차 화재 대응 목적으로 유럽에서 사용하기 시작된 것으로, 최근 국내 소방서에도 사용하고 있어요. 물 분무창은 컨테이너선에서 컨테이너 내부 화재 대응 목적으로 사용되는 장비입니다. 이 두 가지를 조합하여 자동차선에 적용함으로써 현존선에 효과적인 화재 대응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에 선내에 설치한 CCTV에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화재 감시 시스템을 적용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보다 신속한 화재 감지 및 대응이 기대됩니다.

자동차선 내 배터리 화재 대응 프로세스

Q. 화재 대응 훈련 프로세스를 소개해주세요.

위에서 언급한 화재 대응 프로세스에 따라, 각 화재 상황별, 구역별 대응 시나리오가 있으며, 각 직급의 구성원은 각자의 역할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월 1회 이상 비상 대응 훈련을 시행하고 있고, 여러 가지 비상 상황에 전기차 화재 대응 시나리오가 추가 적용되었습니다. 전기차 화재 대응 훈련은 아니지만, 선박의 소화 훈련이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에 ‘선박 비상 소화 훈련’이라고 검색하면 많은 자료를 얻으실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KJ ENGINEERING 유튜브 채널 – 화재·소화 훈련 안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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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실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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