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의 미래와 로봇

물류는 말 그대로 이동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사람 손을 덜 쓰고 빠르게 물건을 이동시키느냐가 현대 물류의 최대 관건이다. 여기에 로봇이 투입된다.
최근 늘고 있는 전기차도 다목적차량(MPV) 형태로 물류 중심 이동수단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로봇개 ‘스팟’을 상용화했고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연구개발 중이다. 여기에 상용화한 제품 하나가 더 있다. 바로 물류용 외팔 로봇 ‘스트레치’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대표 제품인 로봇개 ‘스팟’을 시연 중인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왼쪽)와 애론 사운더스 최고기술책임자

최근 유럽 물류·배송업체 DHL 미국지부는 총 1500만달러(약 181억원)를 투자해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스트레치를 향후 3년간 북미지역 DHL 물류 창고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치는 바퀴가 달린 본체에 긴 팔이 하나 붙어 있어 굽혔다-펴기를 반복하며 상자를 이동시킨다. 흡착 방식으로 상자를 잡은 뒤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는 로봇이다. 지난해 3월 스트레치를 개발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해당 제품을 올해 정식 출시하자마자 첫 상업용 공급지로 DHL을 택했다.

스트레치는 최고 50파운드(약 23㎏)에 이르는 무거운 상자를 시간당 800개씩 너끈히 옮길 수 있는 튼튼한 외팔 로봇이다. 아래에는 바퀴가 달려 상자를 들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현재 매년 상자 5000억개가 사람에 의해 수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자 무게 때문에 작업자가 다치기 일쑤다. 스트레치는 이걸 획기적으로 막는 로봇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스트레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탑재하고 있어 사전 프로그래밍 작업 없이도 상자를 식별한 뒤 처리할 수 있다. 이동 과정에서 땅으로 떨어진 상자 복구 등 복잡한 상황에도 대처 가능하다. 무엇보다 스트레치 팔은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끝에 달린 흡착 방식 부품을 통해 상자를 고정시키기 때문에 집게로 집어 이동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물류 작업을 처리한다. DHL은 스트레치를 북미 지역 자사 물류 창고에 실전 배치해 무거운 상자의 수동 이동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사진 제공 = DHL>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물류 로봇 ‘스트레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가 상용화하면 더욱 정교한 물류가 가능해진다. 사람처럼 손에 물건을 집은 로봇이 뛰고 날며 이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해당 로봇을 연구개발 중이며 상용화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로봇 소프트웨어 연구용으로만 활용되고 있는데 언젠가는 출시할 것이 분명하다.

이 로봇은 28개 유압관절을 갖고 있어 사람처럼 걷고 뛰는데다 뒤로 공중제비까지 돌 수 있다. 다른 로봇업체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점이다. 사람 손처럼 움직일 수 있는 훨씬 더 정교한 로봇 개발에도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기아는 다목적차량(MPV) 회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일반 승용차도 만들고 있지만 전동화 기반의 MPV를 향후 핵심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상태다. 여기엔 현대차그룹의 도심항공교통(UAM)이 궤를 같이한다.

UAM은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전동 비행체다. 도심을 날아다니기 때문에 사람과 물건의 이동이 혁신적으로 바뀔 수 있다. 사람 이동에는 안전 요건이 더욱 강화돼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UAM은 일단 물건 이동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테면 인천공항에서 서울 강남까지 면세점 물품 등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UAM이 향후 사람 이동까지 맡게 될 때 MPV는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수직 이·착륙을 도와주는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용 도심 공항)가 건설되면 UAM을 타고 여기서 내린 사람들이 다른 교통수단으로 이동하는 별개 교통수단이 필요하다. 이를 MPV가 맡게 된다. 물건 역시 MPV로 이동하는 게 가능하다. 이러면 사람과 물건의 이동은 앞으로 더욱 편리하고 빠르게 발전하게 된다. 그 시기도 머지 않았다.

물류시장 선두업체 현대글로비스 역시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성이 높은 ‘스마트 물류’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객사 물류센터(warehouse)에 첨단 물류 기술을 구축·운영하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스마트 물류 솔루션은 운송·관리 등 물류 전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다양한 정보통신(IT) 기술을 적용해 최적 효율성을 끌어내는 사업을 가리킨다. 산업 성장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확장 등으로 물류센터 대형·첨단화가 요구돼 스마트 물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고객사에 스마트 물류 컨설팅은 물론이고 자동화 설비 도입, 시스템 개발 등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에 필요한 모든 과정의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 후 통합 운영을 원하는 고객사에게는 선진화된 운영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스마트 물류센터의 직접적인 운영까지 계획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와 달리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여 년간 직접 물류센터를 운영한 노하우와 역량을 차별화된 경쟁력 위에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해당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최근 현대글로비스는 솔루션 기술 차별화를 목표로 글로벌 물류 설비 제조기업인 ‘스위스로그(Swisslog)’의 자동화 설비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스위스로그는 1900년 설립된 글로벌 자동화 설비 제조기업으로 50여 개국 다양한 업종의 기업에 스마트 물류 설비를 공급해 기업 생산성 제고에 도움을 주고 있다. 2020년 기준 연 매출은 6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큰 회사다. 세계 물류 자동화 업체 톱10에 포함된 가운데 자동화 창고 부문에서는 세계 1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스위스로그 설비들은 무인 이송 시스템을 이용해 물류 창고에 물품 보관과 회수를 자동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글로비스는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을 희망하는 고객사에 스위스로그의 자동화 설비 구축은 물론이고 다양한 자동화설비 제어 솔루션을 고도화해 고객사 물류센터 생산성을 높일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적용하면 고객사 생산성이 이전보다 최대 30%가량 향상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매일경제 서진우 기자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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