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거기에 있었다

한 때 아재들의 취미로 여겨졌던 ‘등산’이 최근 트랜디한 취미 문화로 변했다. 코로나 이후 언택트 여가 생활의 하나로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등산. 등산의 참맛을 제대로 맛보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직원들을 만나서 등산의 즐거움에 대해 들어본다.

등산, MZ의 문화가 되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에 여성 등산의류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03%, 남성 등산 의류는 15%, 등산화나 트레킹화의 판매 역시 15%나 성장했다고 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2030 세대의 증가율이 24%나 된다는 것은 등산이라는 취미가 새로운 세대로 옮겨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최근에도 북한산 등산객의 수요가 코로나 이후 41% 증가했고, 유입된 인구 중 2030 세대가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하니, 중년의 취미를 상징하던 등산이 이제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수치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왜 산에 오르냐고요?

많은 의사들이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라고 말하고, 그 중에서도 걷기나 등산은 빠지지 않는 권장 운동 중 하나다. 그렇다면 등산은 왜 좋은 것일까? 우선 등산은 지방을 분해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으로 혈관 내에 쌓여있는 지방을 없애주고 다이어트에 도움울 준다. 등산의 기본 동작인 걷기는 우리 몸 전체의 근육을 사용하므로 전신 운동이 가능하게 한다. 특히 무릎을 많이 쓰는 등산은 퇴행성 관절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꼭 몸의 건강뿐 아니라 탁트인 자연과 맑은 공기에서 얻을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정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효과라 할 수 있다.

등산을 시작한 계기가 따로 있나요?

손혜현, 박성실 매니저

2020년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사람들을 대면하기도 부담스럽던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생각하다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등산에 대해 기억나는 게 있나요?

손혜현 매니저

성인이 되어 처음 올랐던 한라산은 모든 순간이 포기하고 싶었고, 정상에서는 다리 힘이 다 풀려서 기어 다닐 정도였어요. 그리고 물이 없는 휑한 백록담을 보는 순간 ‘내가 이걸 보려고 여기까지 올라왔나…’ 하는 허무함과 서러움에 눈물이 터졌어요. 그 날의 부끄러운 과거는 여전히 회자되면서 놀림거리가 되고 있죠.

박성실 매니저

코로나와 함께 시작한 등산의 시작은 북한산이었는데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집 가까운 산 가보자 해서 등산화도 가방도 없이 일반 운동화를 신고 북한산을 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높은 북한산 정상을 아무 장비 없이 간 게 용감한 산행이었던 것 같아요. 다음날 걷지 못할 정도로 근육통이 왔지만 등산화를 사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를 느끼게 해주어 그때부터 등산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 같습니다!

등산하면서 어떤 점이 제일 재미있나요?

손혜현 매니저

먹기 위해 등산한다는 말이 있죠? 정말 그 말 그대로 하산 후 먹을 생각에 신나게 산을 타요! 심지어 식당을 고른 후 등산 루트를 정할 만큼 음식에 진심이고, 다행히 함께하는 크루들이나 등산 메이트 성실 매니저도 이 부분을 중요시 여겨서 너무 잘 맞더라고요. 또 계단이 많은 산보다는 암벽이나 바위가 있는 돌산이 더 액티비티 해서 오르는 재미가 있어요.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도 등산의 즐거움 중 하나다.

박성실 매니저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헉헉거리며 힘들어하면서 올라가지만 올라가면서 보는 탁 트인 풍경과 정상석에 도착했을 때 느껴지는 정복감과 짜릿함이 좋아요. 그리고 정상에서 먹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내려와서 먹는 막걸리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구요. 그리고 내돈내산으로 “시리와 함께하는 박사랑산악회” 띠를 제작했는데요. 같이 등산을 가는 친구들 가방에 하나씩 걸어줄 때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사랑산악회’ 띠를 달고 등산을 하면 더 힘이 나는 것만 같다.

지금까지 다녔던 등산 중 어느 곳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연계 산행의 마지막 예봉산 정상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은 정말 달콤했다.

손혜현, 박성실 매니저

올해 저희가 함께 도전한 연계 산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 산행도 어김없이 미나리전 맛집을 목표하고 ‘운길산-적갑산-예봉산’ 3개를 연계했어요. 저희는 ‘힘들어도 짧고 빠르게’를 선호하는 편인데, 운길산 초입에 길을 잘못 들면서 맞이한 급급급경사에 “여기 맞아? 이거 맞아?” 하는 곡소리로 시작부터 쉽지 않았어요. 그나마 좋아하는 돌산이라 웅장함에 감탄하고 경치 구경도 한 덕분에 지루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적갑산은 표지판도 제대로 없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더라구요. 이 길이 맞나 생각하며 두 사람이 함께 수다도 떨다가 너무 덥고 힘들어서 정적도 흘렀다가 사족보행하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실성한듯 웃기도 했던 산행이라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8시간의 긴 산행 후 손혜현, 박성실 매니저는 전우가 되었다.

간신히 적갑산에 도착했지만 예정보다 지연된 시간에 식당으로부터 곧 영업 종료 예정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어요. 이 순간 저희는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만큼 의욕을 상실했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 예봉산으로 향했고, 도착한 순간 기대도 안 한 매점을 발견하면서 기쁨의 환호를 했답니다. 하산 후 늦은 시간 발견한 식당에서 사장님의 손 맛 가득하고 혜자스러운 음식들로 눈물겨운 식사를 끝으로 총 13.5km 장작 8시간이란 긴 산행을 성공적으로 해냈어요!! 그리고 그 날 이후 저희는 전우가 되었어요.

등산하는 사람으로서 목표가 있나요?

손혜현 매니저

한라산을 다시 한번 다녀오고 싶어요. 처음 갔을 당시엔 너무 힘든 기억만 남아있는데, 생각해 보면 높은 고도에서 바람이 휙~하고 불면 구름이 걷어지고 보이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어요. 다시 오를 땐 구간마다 보여지는 다른 풍경을 제대로 보고 즐길 자신 있어요! 그리고 ‘한국 100대 명산’ 을 완등하는게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랍니다~

박성실 매니저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를 해보고 싶어요! 새벽부터 입산해 13시간은 오르내려야해서 아직은 감히 도전하기 어렵지만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사진 아닌 두 눈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등산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손혜현 매니저

어차피 내가 오를 곳은 정상. “이왕 간 거 정상은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오르기 때문에 도중에 포기는 안 하게 돼요. 힘들어도 끈기를 가지고 오르다 보면 결국 정상을 찍으니까 계속 도전하고 있고, 앞으로는 등산 외에도 인생의 정상을 향해 꾸준히 걸어볼까 합니다. 우리 같이 올라봐요!!

박성실 매니저

“세상에 쉬운 산은 없어 그렇지만 못 갈 산도 없지!” 매번 산에 오를 때 힘들 때 외치는 구호예요! 이 산은 쉽겠다 라고 생각하고 막상 시작하면 항상 힘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산을 쉽게 보지 말자! 쉬운 산은 없다! 라고 생각을 바꾸곤 합니다. 하지만 또 열심히 오르면 정상에 도착하기 때문에 못 오를 산 또한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등산을 시작해보지 않은 사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손혜현 매니저

200m 정도의 낮은 산으로 먼저 입산하시는 걸 추천 드려요. 개인적으로 ‘미나리전+두부김치+막걸리’ 조합을 진짜 좋아하는데, 저처럼 좋아하는 걸 즐긴다는 생각으로 다녀오신다면 등산이 부담되지 않고 가볍게 시작하실 수 있을 거예요.

박성실 매니저

그저 몸이 힘들거라고만 생각하고 쉽게 도전하지 않는데 막상 등산을 하고 나면 산의 매력에 빠지실거에요! 정상에서의 짜릿함과 하산 후 막걸리 한잔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한번 도전해보세요! 그리고 저의 산행일기가 궁금하시다면 인스타그램 @siri_hiking 팔로우 해주세요.

응봉산  조선시대에 왕이 사냥을 즐기기도 했던 곳. 남산타워부터 롯데타워까지 펼쳐지는 멋진 야경이 인기다.
거리는 약 1.2km, 고도는 81m로 30분 내외로 오를 수 있다.

청계산  산의 꼭대기인 매봉까지 산책로가 대부분 계단으로 되어 있다. 초보자라도 손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이라 사시사철 인기가 높다. 거리는 약 3km, 고도 582m,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안산  서울 도심이지만 자락길 메타세퀘이아 숲에 닿으면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고요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나즈막한 산이어서 아이들도 함께 오를 수 있다. 7km, 고도는 295m이며 산행에 2시간~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인왕산  인왕산 자락의 계곡을 통해 오르고, 하산할 때는 한양도성 뒤로 펼쳐지는 서울의 야경을 볼 것을 추천한다.
등산 전후 서촌의 다양한 맛집도 즐길 수 있다.왕복 약 2km, 해발 338m이며 왕복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편집실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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