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식집사가 되었습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식집사, 반려식물, 풀멍 등의 해시태그 게시물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 초록초록한 식물을 집으로 들여 기꺼이 식집사의 삶을 살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인 2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

예전에는 엄마나 할머니의 취미처럼 여겨졌던 식물 기르기가 새로운 취향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알고 보면 식물을 키우는 것에는 장점이 참 많다. 황사나 미세먼지로 탁해진 공기를 상쾌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종류에 따라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어 성취감을 맛보게 해주기도 한다. 또한 멋진 모양과 컬러로 인테리어에도 한 몫을 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정성스럽게 키우는 것처럼 식물 역시 가족처럼 감정적으로 교감을 하면서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식물과 집사의 합성어인 ‘식집사’라고 부른다.

나에게 맞는 식물 고르기

반려동물을 기르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강아지나 고양이, 혹은 물고기 등등 내게 어울리는 반려동물을 찾는 것. 식물 역시 마찬가지다. 나의 공간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 혹은 내가 좋아하는 식물을 미리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이 부족한 초보 식집사라면 너무 예민한 식물보다는 손이 덜 가는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병충해에 강한 식물이나 선인장, 다육이가 초보용으로 안성맞춤. 특히 실내는 빛이나 바람 등의 영양이 야외보다 제한되므로 실내용 식물을 잘 골라 키우는 것이 초보 식집사 성공의 비결이다.

자취할 때부터 키워 온 반려식물 몬스테라 청소년(?) 때 모습. 지금은 정글처럼 커져서 카메라 앵글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다.

성장력이 좋기로 유명한 몬스테라 새싹

항상 집안 곳곳에 식물을 두고 키우는 부모님을 보며 자란 문지현 매니저는 독립을 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식물을 집안에 들였다. 첫 인연을 맺었던 수선화와 제비꽃은 얼마 못 가 시들었지만 그녀의 식물 사랑은 계속되었다.

“내가 키우는 식물에서 새로운 새싹이 돋아날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긴 겨울 동안 동면하고 있다가, 봄비가 오는 계절이 되면 하나 둘씩 새싹을 틔우는 식물들을 보며 새로운 계절이 왔다는 걸 피부로 느끼곤 해요. 실내라는 힘든 조건 속에서도 기어이 새로운 싹을 틔워내는 식물들의 생명력을 보면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존경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나도 힘을 내야겠다는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던 수선화와 제비꽃

초보 식집사일 때에는 식물의 특성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지나친 관심과 애정만 쏟아서 결국 독이 된 일들도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물을 너무 자주 주는 일. 때문에 과습으로 뿌리가 썩고 식물이 말라 죽기도 했다. 지금은 키우는 식물에 대한 정보를 미리 찾아보는 덕분에 이런 시행착오를 더 이상 겪지 않는다.

“식집사를 준비 중이라면 로즈마리나 바질 등 허브를 한 번 키워보세요. 햇빛과 수분에 까다로운 친구들이라 키우기 쉬운 식물은 아니지만, 퇴근 후 잎을 매만질 때마다 손끝 가득, 집안 가득 퍼지는 허브의 상큼한 향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행복이랍니다.”

고기 잡내를 잡기 위해 사용되는 바질

과습으로 생명을 잃고 만 로즈마리의 최후

문지현 매니저가 처음 식물을 기를 때만해도 드물었던 반려식물 전문 가드닝샵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덕분에 색다른 식물을 구하기도 쉬워졌고,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전문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특히 회사 주변은 서울숲을 중심으로 가드닝샵이 많으므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늘 당장,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식물의 생명력에서 에너지를 얻고 있는 문지현 매니저

김명종 매니저가 처음 구입했던 레고 머리 화분

어릴 때부터 동식물을 좋아했던 김명종 매니저는 중고등학교 때는 고슴도치, 거북이 등도 키워 본 프로반려인이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식물을 키우는 재미에 빠졌다.

“양재화훼시장에 갔다가 레고 머리 화분을 하나 샀어요. 물이 부족하면 눈이 감기고, 물을 주면 눈이 파래지는데 이게 너무 귀여워서 구입했어요. 벌써 3년 전인데 매년 가을마다 꽃도 피운답니다.”

본가에서는 레고 머리 화분에 담긴 덩굴 식물을, 지금 집에서는 아레카야자를 키우고 있다. 2년 전, 한창 추위가 기승일 때 자취집에서 신혼집으로 아레카야자를 옮겼을 때 열대식물이라 적잖이 걱정했다고. 하지만 다행히도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용달차 기사님 덕분에 따뜻한 용달차 조수석으로 옮긴 아레카야자는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함께 살아가고 있다.

결혼 전부터 키우고 있는 아레카야자. 원산지 이름을 따서 마다가스카 아저씨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저희는 맞벌이 부부라서 동물을 키우기에는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강아지 대신 햇빛과 영양, 물과 아주 조금의 손질만 있다면 키울 수 있는 식물을 선택했습니다. 최근에는 햇볕과 비슷한 파장의 식물생장등도 나와 있어서 해가 짧은 겨울이나 장마 기간에도 마음이 놓여요.”

요즘은 고민이 있을 때마다 야자잎에 분무를 하고 닦으며 시간을 보낸다는 김명종 매니저. 이제서야 10년 전, 군대에 있을 때 부대장님이 난이나 묘목을 아끼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거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푸릇푸릇한 식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위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 김명종 매니저는 현대글로비스의 많은 사우들도 이런 행복을 느껴보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어릴 때부터 동식물을 좋아했다는 김명종 매니저. 지금은 초록 식물에서 위안을 얻는다.

 편집실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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