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 Vol.242

워케이션
일본 소도시에서 마주한
‘보통의 하루’
설비구매팀 안재훈 매니저는 지난 봄, 일본 가가와현의 조용한 항구 도시 다카마쓰로 향했다. 특별한 계획도, 거창한 목표도 없었다. 다만 조금 느리게 ‘보통의 하루’를 살아보고 싶었다. 일하고, 걷고, 우동 한 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갔다. 2025-11-07

여행이 아닌 또 다른 일상의 시작

안재훈 매니저의 워케이션 목적지는 일본의 소도시 다카마쓰였다. 약 3주 동안 그는 관광이 아닌 ‘생활’ 그 자체를 목표로 이곳을 선택했다.

“예전에도 매년 일본의 여러 도시를 여행했어요. 화려한 볼거리를 즐기려면 도쿄 같은 대도시가 좋겠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죠. 긴 시간 머무는 만큼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안재훈 매니저

평범한 듯 이국적인 일본 소도시 풍경

이번 워케이션의 거점은 다카마쓰역 근처의 호텔 세 곳이었다. 숙소 예약이 늦어 기간별로 여러 곳을 옮겨 다녀야 했지만, 그마저도 여유로운 소도시의 정취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호텔에서 일하고, 골목을 달리다

업무는 거의 숙소에서 진행했다. 호텔이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객실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는 로비층 공유 오피스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한국어로 회의하거나 통화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던 모습은 지금도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았다.

“팀원들과 떨어져 있었지만, 메신저와 팀즈 덕분에 소통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워케이션 기간 동안 꾸준히 관심을 갖고 함께 소통해준 선후배, 동료분의 배려에 감사함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안재훈 매니저

업무 후 저녁 식사와 한 잔의 여유

평일 업무가 끝나면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 30~40분쯤 달리며 하루의 피로를 씻어냈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즐기고, 러닝으로 다시 몸을 가볍게 비워내는 일상의 균형. 그 반복 속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여유가 어느새 가장 큰 힐링이 되어주었다.

여한 없이 즐긴 우동의 모든 것

여행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바로 ‘먹는 일’이다. 면 애호가인 안재훈 매니저에게 우동의 도시 다카마쓰는 그야말로 완벽한 선택이었다. 이곳은 일본 3대 우동인 사누키 우동의 발상지로 일본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미식의 도시다. 덕분에 매번 다른 맛과 식감의 우동을 즐기며 하루하루 작은 행복을 쌓아갔다.

가성비 좋고 선택지도 다양한 다카마쓰의 우동

붓카케 우동, 버터 우동, 간장 우동, 냉 우동까지. 1일 1우동을 이어가도 전혀 질릴 틈 없었다. 매번 다른 식감과 향, 그리고 국물의 온도가 하루를 새롭게 만들어주었다.

안재훈 매니저가 즐긴 우동 일지

“가격도 한국보다 훨씬 합리적이고, 사이즈도 대/중/소로 다양했어요. 저는 늘 보통의 세 배에 달하는 ‘대자’를 선택해 여한 없이 즐겼습니다.”
안재훈 매니저

느리게 걸으며, 나를 다시 보다

다카마쓰에서 보낸 3주는 일상과 여행, 업무와 쉼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워케이션의 가장 큰 매력은 앞만 보며 달려온 일상에 잠시 ‘멈춤’이 생긴다는 점이다. 그 덕분에, 여행이었다면 그냥 스쳐갔을 평범한 풍경들을 잠시 멈춰서 바라볼 수 있었다.

타마모 공원, 리쓰린 공원

매일 달리며 만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떠올린 생각들이 지금도 또렷하다.

“제가 있을 때는 한국인이 거의 없어서 낯선 곳의 이방인으로 다양한 감상에 젖곤 했어요. 일본의 우동 장인들을 보며 한 분야에서 묵묵히 길을 걷는다는 건 참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덕분에 저 역시 제 일에서 조금 더 깊어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재훈 매니저

당일치기로 여행을 다녀온 데님의 도시 오카야마

다카마쓰의 느린 호흡은 그에게 확실한 리프레시가 됐다.

“작고 조용한 도시라 업무에 집중하기 좋았습니다. 도시 자체가 고요하다 보니 머리도 맑아지고, 잡념이나 스트레스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귀국 후에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현실에 더 충실할 수 있게 됐어요.”
안재훈 매니저

다카마쓰에게 보낸 시간은 안재훈 매니저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겼다.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서 배운 ‘느림의 속도’가 마음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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