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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죽음, 배려 그리고 행복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찾아낸 삶에 대한 성찰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하나님은 죄를 지은 천사 미하일에게 인간에 대한 3가지 진리를 깨달으면 용서해주기로 한다.
첫째,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둘째,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셋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질문에 어떤 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조용히 눈을 감고 살아온 인생을 생각하며 답을 찾아보기 바란다.
글. 편집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행정안전부가 한국모금가협회에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 기부하지 않는 이유 1위가 ‘기부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다만 생각으로 끝나는 사람이 있고,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혹시 남을 돕고 싶지만 실천을 하지 못해 마음 쓰였던 적은 없었는가? 그랬다면 마음속에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가난한 구두장이 세몬이 교회 옆을 지날 때 벌거벗은 천사 미하일을 발견한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혼잣말을 한다.

“세몬, 지금 뭘 하자는 거야? 사람이 곤경에 처해 죽어가는데 겁을 먹고 슬그머니 도망치려 하다니. 네가 엄청난 부자라도 된다는 거야? 돈이라도 뺏길까 봐 겁나는 거야? 이봐 세몬, 이건 옳지 못한 행동이야!”

세몬은 미하일에게 자신의 코트를 벗어주며 집으로 데려간다. 아내 마트료나는 가난한 살림에 거지를 데려왔다고 화를 내지만, 미하일을 보자 측은한 마음에 저녁을 차려준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한다. 천사 미하일은 그 순간 하나님의 첫 번째 질문인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구나!’


가난하지만 곤경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마음이 바로 사랑이다. 이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게 만드는 힘은 양심에서 나온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기부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사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이제 자신을 돌아보자. 그리고 지금껏 타인을 위한 사랑이 부족했다고 여겨진다면 실천방법을 찾아보자. 그게 무엇인지 깨닫고 실천하는 순간, 그것으로 인해 스스로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있는 사랑이 퍼지면 자신이 가장 먼저 충만함을 느끼게 될 테니 말이다.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삶이 바뀌는 유일한 순간이 있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다. 그리하여 마침
내 잠들어 있던 내 영혼이 천천히 눈을 뜰 때다.
_ 웨인 다이어의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中


사람이 나이가 들고 죽음의 시점에 가까워지면 태도나 생각이 변한다고 한다. 젊을 때는 영원히 살 수 있을 것 같고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으로 인생을 바라보지만, 나이가 들고 몸이 노쇠해지면 앞으로 살아갈 시간으로 인생을 바라본다.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겸허한 마음으로 인생을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남자가 오더니 1년을 신어도 모양이 변하거나 뜯어지지 않는 장화를 주문하더군요. 그런데 전 그 사람 어깨 뒤에 제 친구인 죽음의 천사가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래서 혼자 생각했죠. ‘이 사람은 날이 저물기 전에 죽을 거라는 것도 모르고 1년을 준비하는구나.’ 그때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두 번째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톨스토이는 미하일을 통해 “하나님은 사람이 언제 죽을 지 아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오늘 당장 죽을 사람이 1년을 준비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주며, 늘 죽음에 대해 생각하라고 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 마치 시간이 무한정 주어진 것처럼. 그래서 ‘지금 당장’보다 ‘언젠가는’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 “당신은 내일 죽을 거예요”라고 알려준다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하겠는가? 아마 지금껏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정말 하고 싶었던 일, 꼭 해야 할 일을 생각하지 않을까?

그럼 한 번뿐인 인생을 가치 있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람들은 가치 있는 삶을 소유와 성취로 평가하곤 한다.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몇 명의 부하를 거느렸는지, 권력을 얼마나 누렸는지. 하지만 수천억 자산가라도 죽은 뒤에 진심으로 애도하는 사람이 없다면, 또 권력을 누렸던 사람이라도 은퇴 후에 찾아오는 이가 없으면 가치 있는 인생을 살지 못한 것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에서 온 힘을 다할 기회가 인생이 주는 최고의 상”이라고 말했다. 여러분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가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가?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잠언을 남겼다. 나는 누구인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며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것이 성찰이다. 성찰하는 사람은 가치를 위해 돈을 벌고, 가치를 위해 돈을 멀리할 줄도 안다. 죽음을 생각하며 자신을 성찰하고 영혼의 눈을 뜨는 시간을 가져보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천사 미하일은 하나님의 마지막 질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한 부인의 선행을 통해 알게 된다. 그 부인은 쌍둥이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구두장이를 찾아오는데, 미하일은 단박에 아이들을 알아봤다. 그 아이들은 부인의 친자식이 아니라, 자신이 영혼을 거둔 여자의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아이들이 여전히 살아 있는 걸 보고 미하일은 깨닫게 됐다.

“그 어머니가 아이들을 위해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때, 전 부모 없이 아이들은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 말을 들어주었지요(이것이 미하일의 죄이며 벌을 받은 이유다. 이후에 미하일은 여인의 영혼을 거두었다). 하지만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 자기 젖을 물려 아이들을 이렇게 키웠습니다. 부인이 자신이 낳지도 않은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며 눈물을 흘렸을 때, 저는 그 부인에게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보았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깨달았습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이웃집에 사는 한 여인이 따뜻한 마음으로 부모 없는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고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천사 미하일은 이 모습을 보며 ‘사람은 타인을 돕고 배려하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미국의 조직심리학자인 애덤 그랜트는 그의 저서 『GIVE and TAKE』에서 인간형을 매처(matcher), 테이커(taker), 기버(giver)로 분류했다. 매처는 받는 만큼 되돌려주는 사람, 테이커는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 기버는 자신의 이익보다 남의 이익을 항상 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부, 권력, 명예를 기준으로 각 유형별 삶을 분석한 결과 기버는 상층부에, 매처와 테이커는 중층부에 분포하고 있었다. 남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봉사와 배려는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 타인을 기쁘게 하면 자신도 기쁘고, 타인을 괴롭게 하면 자신도 괴로운 법이다. 꽃을 보며 “예쁘다”라고 말하면 꽃이 행복할까? 내가 행복할까? 대답은 스스로 해보길 바란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염려하고 돌봄으로 살 수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서로를 사랑함으로써 살 수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습니다.”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도와주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며, 내 안의 그것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이유는 삶에 익숙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서로 돕고 배려하는 사랑의 실천, 우리는 이것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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