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그린수소를 통해 못다 이룬 산유국의 꿈을 실현한다”

해양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청정에너지 해양그린수소에 대해 알아보고 각 나라의 기술 개발 노력과 정책 방향 및 향후 다가올 미래 에너지 성장 산업으로의 역할에 대해서 예측해본다.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그린수소(Green Hydrogen)’

그린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전기와 더불어 에너지를 저장, 운반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 캐리어(Energy Carrier) 역할도 할 수 있으며 전기처럼 저장에 따른 손실도 거의 없다. 그레이수소처럼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깨끗한 에너지이기도 하다. 그린수소는 현재 수소 연료 가격이 문제가 되지만 이처럼 장점이 많은 청정에너지이기 때문에 향후 기술 발달과 인프라가 확충되어 가격 문제와 사용 편의성이 해결되면 탄소중립에 가장 효율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수소가 기체이기 때문에 공기 중에 많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공기 중에 수소는 0.1%도 안 되는 아주 적은 양만 존재하며 그래서 수소는 석유나 석탄처럼 단순히 채집을 통해 얻을 수 없고 에너지를 사용하여 분리해서 얻어내야 한다.

흔히들 수소는 대기 중으로 방출될 때 산소와 결합하여 물이 되므로 수소에너지는 청정에너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산될 때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면 완전한 청정에너지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태양광발전이나 수력,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수소를 생산해야만 청정에너지라고 할 것이다.

수소 에너지 산업에 사용되는 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화석연료 추출을 통해 얻는 그레이수소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얻는 그린수소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산과정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그레이수소, 이때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하면 블루수소라 한다. 세계 에너지기구(IEA), 세계재생에너지기구(IRENA)에서는 화석연료 사용 수소를 블랙(석탄)/그레이(가스)/브라운(갈탄)으로 더 세분화하여 구분하고 있다.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는 ‘글래스고 기후 합의(Glasgow Climate Pact)’를 채택하였으며, 각국 정부 및 민간부문 참여자들은 온실가스 감축과 탈탄소 투자에 관한 선언을 발표하며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강조했다. 여기서 그린 수소는 중공업, 장거리 화물, 해운 및 항공을 탈탄소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러 배출 감소 공약에 등장하였고 정부와 산업계는 모두 그린수소를 탈탄소 경제의 중요한 기둥으로 인정했다.

이렇듯 그린수소는 여러 신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하여 청정하게 생산할 수 있고, 그린수소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탄소를 포함한 유해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으므로 탄소중립시대의 핵심에너지로 손색이 없다.

‘해양그린수소(Green Hydrogen from Seawater)’의 장점과 문제점

해양그린수소는 해양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생산한 수소를 의미하는데 해양플랜트에서 태양광, 풍력, 파력 등 해양 기반 재생 발전 전력으로 생산된 그린수소를 말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그린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 청정에너지이기에, 전기분해 반응공식에따르면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정제된 물이 필요하고 그린수소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물을 필요로 하며, 연간 수백억m3가 넘는 담수가 필요하다.

물론 수소가 나중에 물로 환원되기는 하지만 원래 취수했던 해당 수역으로 되돌려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통상적으로 접근 가능한 담수는 지구 전체의 수자원 중에 1% 미만이고 대부분의 수자원은 해양수로 구성되어있다. 그래서 풍부한 해양수를 활용한 해양그린수소 개발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해양수를 그린수소 생산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수 담수화와 고순도 정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담수화 과정과 고순도 정제화 과정에 필요한 제반 시설과 그에 대한 비용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다. 다행히 세계 여러 나라에서 무한한 수자원인 바닷물을 전해액으로 사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직접해수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전해액과 관련된 비용과 환경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풍부한 해양수를 활용한 그린수소의 경제적인 생산과 더불어 해양의 특성상 저장, 운송에도 장점이 많기 때문에 그린수소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해양그린수소 개발이 꼭 필요하다.

해양그린수소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각 나라의 개발 노력

해양그린수소에 대한 기술 연구 및 생산 시스템 개발은 세계 주요 나라 대부분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연구원들은 샌프란시스코만에서 태양열, 전극 및 염수를 사용하여 수소 연료를 생성하는 방법을 고안하여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발표했고, 호주 스윈번 공과 대학교 (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의 중개 원자 물질 센터와 중국 산시 사범 대학교 (Shaanxi Normal University)의 연구원들은 해수에서 고성능 태양열 촉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해양융복합연구팀 한지형 박사 연구팀이 바닷물에서 바로 수소를 생산할 때 해수 산성화를 유도해서 분산형 무기침전물을 완전히 억제하고 전극 계면에서 무기침전물의 성장 속도를 감소시켜 접해수전해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최초로 확보했다.

우리 정부는 작년 제4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2040년 국내 그린수소 공급량의 10%를 해양그린수소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2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1. 파력, 풍력 등으로 생산한 전력을 활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개발 및 생산 실증을 추진.
  2. 연안(고정식) 수소생산 실증, 외해(부유식) 원천기술 개발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

미래 에너지 산업의 중심이 될 해양그린수소

육상지역에서 생산하는 그린수소와 달리 해양그린수소는 생산기지 및 프로세스의 연안 개발을 통해 육상 수소에너지 공급과 수소선박의 운행, 도서 지역의 수소에너지 공급 등을 더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외해 부유플랜트 개발을 통해 새로운 해양 에너지 산업의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원은 지역과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수소에너지 생산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까지 담당할 수 있는 부유식수소생산플랜트(HFPSO, Hydrogen Floating Process Storage and Offloading)의 개발이 필요하다. 재생 에너지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계절에 따라 이동하여 생산하고 생산한 수소를 압축하여 심층수소장기저장탱크 같은 곳에 저장해서 장기적으로 활용하거나 수소 파이프라인을 연결하여 각국으로 운송한다면 글로벌 지속 가능한 에너지 그리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부유식수소생산플랜트는 육상에 비해 장소적 제약이 적고 주민들의 민원으로부터 어느정도 자유로우며 풍부한 해수를 이용하기 쉬운 여러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넓은 해양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한정된 영토를 가진 우리나라에는 상당한 이점이 있다.

기존의 산유국들이 유전을 독점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같은 비산유국들은 에너지산업에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부유식수소생산플랜트를 운용한다면 해양 재생에너지와 물만으로도 해양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에너지 산업의 주역이 될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관련 전문 인력 양성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미래 에너지 산업에서도 또다시 비산유국의 서러움과 유사한 경험을 반복해서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와 기업들의 해양그린수소 산업에 대한 더욱 큰 관심과 지원을 통해 앞으로의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희망찬 미래를 기대해본다.

조민수 (IT/Science/Business 칼럼니스트),편집실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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