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고 성공을 취하다



사람을 얻고 성공을 취하다

『삼국지(三國志)』에서 찾아낸 용병술

글로비스인들의 인문학에 대한 갈망으로 이 칼럼이 기획되었다.
명작들 속에는 지금 우리에게 적용 가능한 많은 깨달음이 담겨 있다.
이에 그 깨달음을 공유하고자 한다. 교훈으로만 남겨두지 말고, 우리의 삶에도 적용해보면 어떨까.
글. 편집실

수직적 조직문화가 가져오는 침묵 혹은 반항


“지금은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소통의 시간입니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주세요. 먼저 김 매니저, 우리가 개선해야 할 기업문화는 무엇이 있을까요?” 자칭 프로 소통러라고 말하는 원 책임은 90년생 신입사원에게 발언권을 주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책임님은 답정너 스타일이십니다. 미리 답을 정해놓고, 의견을 말하라고해서 말하면, 들어주지 않습니다. 일방적인 회의 분위기도 문제입니다. 의견을 제시하면 ‘신입이 뭘 안다고 그러냐’는 식입니다.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으면 ‘그렇게 열정이 없냐?’라며 핀잔을 줍니다. 결론적으로 답정너 회의문화, 꼰대문화가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입의 말에 분위기는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가 되고 말았다. 여기서 문제 나간다. 이런 상황에서 원 책임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① “잘 알았다”고 하면서 중간관리자에게 불편한 심기를 전한다. ②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개선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 이론상으로는 2번이 맞다고들 하겠지만, 현실은 대체적으로 1번인 경우가 많다.

조조에게서 배우는 의견수렴의 좋은예


우리는 좀 더 현명해져야 하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에 『삼국지』에서 그에 대한 선례를 찾아보았다. 삼국지 관도대전은 원소의 10만 대군과 조조의 2만 군사가 싸워 조조가 대승을 거둔 전투다.

원소는 현실보다 자존심이 더 중요한 답정너 스타일이었다. 참모들이 자기 생각과 다른 계략을 건의하면 핀잔을 주며 무시했다. 특히, 자신보다 더 좋은 계략을 제시하면 참지 못했다. 그 예로, 참모 전풍이 “속전속결보다 지구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그를 감옥에 가두어버렸다. 허유가 “조조의 군량미가 1일치 밖에 없으니 군사 반을 빼서 조조의 본거지를 공격해야 한다”고 말하자 하수라며 무시했다.

반면, 조조는 참모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Good listener였다. 조조는 관도대전 초기에 원소에게 포위돼 군량미가 떨어지자 퇴각하려 했다. 그때 순욱이 조금만 더 버티자고 말했다. “주군, 곧 원소 진영에 내분이 일어날 것이니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십시오”. 조조는 패전요인을 분석했으나 순욱은 승전요인을 분석한 것이다. 이에 조조는 순욱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결국 순욱의 말대로 원소의 용병술은 한계를 보였고, 잇단 부하장수들의 배신으로 관도대전은 조조의 승리로 끝났다.

바로 이것이 리더가 의견수렴을 하는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일화다. 특히, 관점이 다른 아이디어는 더 높이 평가해야 한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일방적 용병술에서는 창의성 발휘가 어렵다. 잘 들어주는 리더에게 인재가 모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역시 넘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래서다.


이직을 권유하는 직장인 권태기


2020년 9월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일자리 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기업체 간 직장을 옮긴 이들이 16.5%로 기록됐다. 이직 이유 1, 2, 3위가 직장인 권태기와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반복된 업무가 싫어서, 업무 의욕이 사라져서, 과도한 업무량, 낮은 연봉,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순이었다.

직장인 권태기는 존중 받지 못하고 미래가 불안하다는 데서 나온다. 이에 회사 입장에서는 이직률 수치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이는 이직이 팽배한 기업문화에서는 안정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직률 제로의 용병술 역시 『삼국지』에서 찾아보았다.


이직률 제로에 도전하는 유비의 용병술


관우가 조조의 포로가 되었을 때 조조는 적토마와 온갖 보물을 선물하며 전향을 제의했다. 관우는 고맙지만 그럴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리고 유비의 거처를 알게되자 적토마를 타고 달아났다. 그는 다섯 관문을 지나는 동안 여섯 장수를 베며 내달렸다. 험난한 여정이었다는 의미다. 관우의 이런 선택은 ‘한날한시에 죽자’고 맹세한 도원결의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비에게는 이직률 제로의 특별한 용병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존중과 신뢰’였다.

유비가 신야성을 떠나 조조에게 쫓기면서한 유명한 말이 있다. 하나는 “백성이 나를 버릴지라도 나는 백성을 버릴 수 없다네”이고, 다른 하나는 “내 소중한 장수를 잃을 뻔하지 않았는가”이다. 두 번째 말은 상산 조자룡에게 한 말이다. 조자룡이 피투성이가 된 채 적진에서 유비의 아들 유선을 구해오자, 아들을 바닥에 던지면서 소중한 조자룡을 잃을 뻔했다고 한 것이다. 이에 조자룡은 자신을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유비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충성을 다짐했다.

또 삼고초려로 제갈량을 영입한 유비는 그에게 많은 권한을 주며 극진히 대했다. 이에 관우와 장비는 자신들보다 20살이나 어린 제갈량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유비는 “내가 공명을 얻은 것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으니 괜한 소리 말라”고 했다. 그 말에 제갈량은 크게 감동했다.

1800년 전 유비의 부하들은 인정받으며 일하고 출근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이직이라는 선택지는 생각지도 않았다. 유비의 이직률 제로 용병술은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중 4단계 ‘존중의 욕구’와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와 맞닿아 있다. 유비는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를 충족시켰던 것이다. 이에 오늘날의 리더라면 이직자를 비난만 할 게 아니라 그들이 떠날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회사에서 존중 받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게 먼저다.


2021.01.01

『삼국지(三國志)』에서 찾아낸 용병술

글로비스인들의 인문학에 대한 갈망으로 이 칼럼이 기획되었다.
명작들 속에는 지금 우리에게 적용 가능한 많은 깨달음이 담겨 있다.
이에 그 깨달음을 공유하고자 한다. 교훈으로만 남겨두지 말고, 우리의 삶에도 적용해보면 어떨까.
글. 편집실

수직적 조직문화가 가져오는 침묵 혹은 반항

“지금은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소통의 시간입니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주세요. 먼저 김 매니저, 우리가 개선해야 할 기업문화는 무엇이 있을까요?” 자칭 프로 소통러라고 말하는 원 책임은 90년생 신입사원에게 발언권을 주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책임님은 답정너 스타일이십니다. 미리 답을 정해놓고, 의견을 말하라고해서 말하면, 들어주지 않습니다. 일방적인 회의 분위기도 문제입니다. 의견을 제시하면 ‘신입이 뭘 안다고 그러냐’는 식입니다.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으면 ‘그렇게 열정이 없냐?’라며 핀잔을 줍니다. 결론적으로 답정너 회의문화, 꼰대문화가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입의 말에 분위기는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가 되고 말았다. 여기서 문제 나간다. 이런 상황에서 원 책임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① “잘 알았다”고 하면서 중간관리자에게 불편한 심기를 전한다. ②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개선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 이론상으로는 2번이 맞다고들 하겠지만, 현실은 대체적으로 1번인 경우가 많다.

조조에게서 배우는 의견수렴의 좋은예

우리는 좀 더 현명해져야 하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에 『삼국지』에서 그에 대한 선례를 찾아보았다. 삼국지 관도대전은 원소의 10만 대군과 조조의 2만 군사가 싸워 조조가 대승을 거둔 전투다.

원소는 현실보다 자존심이 더 중요한 답정너 스타일이었다. 참모들이 자기 생각과 다른 계략을 건의하면 핀잔을 주며 무시했다. 특히, 자신보다 더 좋은 계략을 제시하면 참지 못했다. 그 예로, 참모 전풍이 “속전속결보다 지구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그를 감옥에 가두어버렸다. 허유가 “조조의 군량미가 1일치 밖에 없으니 군사 반을 빼서 조조의 본거지를 공격해야 한다”고 말하자 하수라며 무시했다.

반면, 조조는 참모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Good listener였다. 조조는 관도대전 초기에 원소에게 포위돼 군량미가 떨어지자 퇴각하려 했다. 그때 순욱이 조금만 더 버티자고 말했다. “주군, 곧 원소 진영에 내분이 일어날 것이니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십시오”. 조조는 패전요인을 분석했으나 순욱은 승전요인을 분석한 것이다. 이에 조조는 순욱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결국 순욱의 말대로 원소의 용병술은 한계를 보였고, 잇단 부하장수들의 배신으로 관도대전은 조조의 승리로 끝났다.

바로 이것이 리더가 의견수렴을 하는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일화다. 특히, 관점이 다른 아이디어는 더 높이 평가해야 한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일방적 용병술에서는 창의성 발휘가 어렵다. 잘 들어주는 리더에게 인재가 모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역시 넘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래서다.

 

이직을 권유하는 직장인 권태기

2020년 9월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일자리 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기업체 간 직장을 옮긴 이들이 16.5%로 기록됐다. 이직 이유 1, 2, 3위가 직장인 권태기와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반복된 업무가 싫어서, 업무 의욕이 사라져서, 과도한 업무량, 낮은 연봉,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순이었다.

직장인 권태기는 존중 받지 못하고 미래가 불안하다는 데서 나온다. 이에 회사 입장에서는 이직률 수치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이는 이직이 팽배한 기업문화에서는 안정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직률 제로의 용병술 역시 『삼국지』에서 찾아보았다.

 

이직률 제로에 도전하는 유비의 용병술

관우가 조조의 포로가 되었을 때 조조는 적토마와 온갖 보물을 선물하며 전향을 제의했다. 관우는 고맙지만 그럴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리고 유비의 거처를 알게되자 적토마를 타고 달아났다. 그는 다섯 관문을 지나는 동안 여섯 장수를 베며 내달렸다. 험난한 여정이었다는 의미다. 관우의 이런 선택은 ‘한날한시에 죽자’고 맹세한 도원결의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비에게는 이직률 제로의 특별한 용병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존중과 신뢰’였다.

유비가 신야성을 떠나 조조에게 쫓기면서한 유명한 말이 있다. 하나는 “백성이 나를 버릴지라도 나는 백성을 버릴 수 없다네”이고, 다른 하나는 “내 소중한 장수를 잃을 뻔하지 않았는가”이다. 두 번째 말은 상산 조자룡에게 한 말이다. 조자룡이 피투성이가 된 채 적진에서 유비의 아들 유선을 구해오자, 아들을 바닥에 던지면서 소중한 조자룡을 잃을 뻔했다고 한 것이다. 이에 조자룡은 자신을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유비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충성을 다짐했다.

또 삼고초려로 제갈량을 영입한 유비는 그에게 많은 권한을 주며 극진히 대했다. 이에 관우와 장비는 자신들보다 20살이나 어린 제갈량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유비는 “내가 공명을 얻은 것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으니 괜한 소리 말라”고 했다. 그 말에 제갈량은 크게 감동했다.

1800년 전 유비의 부하들은 인정받으며 일하고 출근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이직이라는 선택지는 생각지도 않았다. 유비의 이직률 제로 용병술은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중 4단계 ‘존중의 욕구’와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와 맞닿아 있다. 유비는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를 충족시켰던 것이다. 이에 오늘날의 리더라면 이직자를 비난만 할 게 아니라 그들이 떠날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회사에서 존중 받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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