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물류의 미래를 책임지는
인도 첸나이 법인의 열정 스토리

현대글로비스 해외 법인 소속 현지 주재원의 하루는 남다르다. 낯선 환경과 언어에 적응하고, 현지 직원들과의 협력을 주도하며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낙후된 물류 인프라를 가진 국가에서의 주재원 생활은 한층 더 힘들다. 인도 첸나이에서 근무하는 이율빈 책임매니저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인도 물류의 가능성을 점검해 본다.

인도 동남부 지역에 있는 첸나이 법인에 자랑스러운 글로비스인 이율빈 책임매니저가 일하고 있다. 2011년 입사해 KAM(Key Account Management)팀, 즉 영업팀에서 오래 근무한 그는 2018년도부터 해외법인 지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옮겼다. 2022년 7월 1일 인도 첸나이법인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법인 사업개발 및 지원 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 당시 담당 지역이 바로 인도였다. 인도 법인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인도로 출장을 자주 다녀야 했고, 그게 인연의 시작이었는지 현재는 인도 주재원이 되었다.

이율빈 책임매니저가 근무하는 첸나이 지역은 과거 마드라스라고 불렸다. 특히 첸나이 지역의 항만은 16세기부터 향료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발전해 왔다. 이곳은 적도와 가까워 5월 최고 기온이 38도, 체감 온도가 약 50도에 오를 정도로 더운 지역이다. 일상생활을 하기조차 어려운 환경이지만, 첸나이 법인은 하루하루 글로비스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과거 마드라스라고 불리던 첸나이 위치

첸나이 법인은 권역장과 권역 주재원들이 함께 근무하다가, 작년 연말 아태 권역이 델리로 이전하면서 현재 법인장을 포함해 총 8명이 근무 중이다. 첸나이 법인은 크게 CKD, TP, 포워딩, 내륙 운송, 중고차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다. 이율빈 책임매니저는 포워딩 업무 담당자이다.
그는 HMIL를 비롯한 주요 그룹사 및 부품사 수입 조달 물류 외에 인도에서 생산되어 전 세계 현대ㆍ기아 공장으로 수출되는 부품에 대한 글로벌 소싱 수출 업무와 베트남ㆍ방글라데시ㆍ에콰도르 등의 국가로 수출되는 CKD 관련 수출입 포워딩 업무를 한다.

아태 권역 담당자들과의 회의 장면

“인도 내 자동차 생산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요. 또 인도가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들의 로컬 소싱처로 발전하면서 FEU(40피트 컨테이너) 기준 연간 3만 대 이상의 수출입 컨테이너 물량을 핸들링하고 있습니다.”

철도 운송 행사 모습

현재 첸나이 법인은 본사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국제 정세 이슈의 영향을 받으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야기된 홍해 이슈로 희망봉을 우회해야 하는 등 선박 리드 타임과 코스트가 증가하는 현안을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터키 HAOS로 많은 양의 KD 수출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데, 홍해 이슈 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대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매일 같이 변경되는 선박의 운항ㆍ기항 스케줄을 점검하고, 리드 타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케줄에 따라 선적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긴급 항공운송, 해상 및 국경 내륙 운송을 결합한 대체 운송 경로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활용하여 고객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 중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국제 분쟁 등이 조속히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이율빈 책임매니저는 부임해서 인도의 물류 현장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면서 매우 낙후된 상황을 파악했다. 철도와 육상, 해상(터미널), 항공 등 전반적인 물류 인프라에 대한 인도 정부의 투자가 아직까지는 미흡해 타 국가와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발상을 전환해 보면 인도의 물류가 발전해 나갈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로 느꼈다. 높은 경제 성장률, 꾸준한 수출입 물동량 증가, 모디 정부의 물류 선진화 정책 등은 확신을 갖게 하는 근거이다.

현지 동료의 자녀 돌잔치에 참석

그렇기에 이율빈 책임매니저는 현재 첸나이 법인이 안고 있는 이슈를 슬기롭게 극복해 낸 다음, 인도 물류의 미래 가치를 희망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법인의 목표를 공유하며 계획대로 진행해 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포워딩 사업 부문의 목표는 ‘중장기 포워딩 사업 발전을 위한 사업 역량 강화’이다.

이를 위해 이율빈 책임매니저는 꾸준하게 물류 네트워크와 자산을 확보하고 비계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무더운 날씨와 다양하고 복잡한 문화적 차이, 예측할 수 없는 국내외 환경 이슈 등 어려움은 여전하지만, 어제처럼 오늘도 첸나이 법인 주재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내기 위한 걸음은 멈추지 않으려 한다.

첸나이 법인의 팀 대항 크리켓 대회에서 응원하다가 찍은 한 컷

해외 파견 전과 후, 나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본사에서 일할 때는 영업ㆍ운영ㆍ프라이싱 지원 조직 등 분업화된 조직으로 맡은 역할에 따라 업무의 일정 부분을 타 팀에 위임하기도 하고, 지원도 받는 업무 프로세스였죠. 법인에서의 포워딩 업무는 주재원이 영업ㆍ운영ㆍ프라이싱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다릅니다. 40명에 달하는 인도 현지 직원을 통솔하며 포워딩 사업의 전체적인 사항을 컨트롤하는 과정을 통해 업무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업에 대한 책임도 따르지만요.

주재원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나요?

부임 초기에는 새로운 업무를 익히기에 바빴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안정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안정감 있게 운영되고 있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보다 발전적인 시각으로 법인 포워딩 사업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재원 생활이 벌써 2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스스로 좀 더 공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글로비스에서 생활하는 현지 직원들에게
조직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전통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물류 자산)을 남겨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동네를 소개해 주세요.

지금 첸나이 시내에 있는 애드야 지역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부임 당시 외국 생활에 대한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전원주택 같은 집을 원해서 도심 외곽 바닷가 근처의 빌라에서 거주했습니다. 최근에 도심 근처에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사했는데요. 한국인의 아파트 사랑은 어쩔 수 없나 봐요. (웃음) 빌라는 집이 넓어 좋았지만, 일일이 관리하면서 살다 보니 부담스러웠고 비용적인 측면도 부담되어 결국 포기를 했거든요. 아파트 생활을 시작한 지금은 아주 만족하며 지냅니다.

인도의 벵갈루루(왼쪽)와 자이푸르로 떠난 가족 여행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 혹은 즐거운 경험이 있다면요?

언어나 종교 등 인도 문화의 다양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잖아요. 실생활에서 특히 식문화에서 그 차이는 확연히 나타납니다. 법인 직원들과 회식하거나, 인도 현지인들과 미팅한 뒤 식사를 함께할 때 잘 느껴져요. 일단 인도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은 종교를 가졌고, 무교는 거의 없어요. 그 종교에 따라 식습관이 크게 달라지죠. 힌두교 신자는 채식합니다. 채식주의도 먹는 음식의 범위에 따라 비건, 페스코, 폴로 등으로 나뉘고요. 이슬람 신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가톨릭 신자는 모든 육류를 먹을 수 있죠. 그러니 한 팀 안에서도 회식 메뉴를 정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이슬람 신사를 배려해 라마단 기간에는 회식도 피해야 합니다.

게다가 소고기를 먹지 않는 인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육류는 닭입니다. 맥도널드, KFC, 버거킹 어디를 가도 소스의 차이만 있을 뿐, 오직 치킨버거만 살 수 있어요. 그래서 ‘내가 평생 먹은 닭보다 더 많은 닭을 인도에서 먹고 간다’고 농담처럼 말할 정도입니다.

힌두교의 숭배의식인 푸자(Puja)

퇴근 후 일과를 소개해 주세요.

솔직히 포워딩 업무는 야근이 잦고, 법인 사무실이 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도시 외곽의 공단 지역에 있어서 퇴근하고 시내에 있는 집에 도착하면 보통 저녁 8, 9시경이 됩니다. 그래서 평일 퇴근 후에는 가족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할 뿐 특별한 활동을 하지는 않아요.

그럼 여유로운 주말에 자주 가는 장소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주말이라 해도 인도는 날씨가 더워서 어린아이가 있다면 공원이나 명소 등을 방문하는 게 어려운 편인데요. 우리 가족은 일요일에 첸나이의 ‘성 도마 리틀 마운트 성당(St.Thomas little mount church)’에 갑니다. 첸나이에는 한국에서 파견 나온 한국인 신부님이 계셔서 한국어 미사도 볼 수 있고 미사에 참석한 다른 한인 가족분들과 담소도 나누면서 평화로운 주말 일정을 보내곤 합니다.

의외로 이 지역에는 가톨릭을 믿는 인도인이 꽤 있어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성 도마가 오래전에 선교 활동하다 순교한 지역으로 독자적인 가톨릭 신앙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해요. 1세기 초 로마에서 인도 최남단까지 도보로 이동해 선교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요? 산토메 대성당(Santhome Cathedral Basilica)은 바로 성 도마의 유해를 모신 성당이에요. 이탈리아 성 베드로 대성당과 스페인 산티아고의 성 야고보 대성당과 함께 예수의 열두 제자의 유해를 모시는 세계 3대 성당 중 한 곳입니다.

성 도마의 유해가 모셔진 산토메 대성당(Santhome Cathedral Basilica)

가족과 함께 일요일마다 방문하는 성 도마 리틀 마운트 성당(St.Thomas little mount church)

즐거운 인도 라이프를 위한 나만의 꿀팁이 있나요?

코로나19 발생 이후 혼술이 유행하면서 한국에서도 위스키 열풍이 부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인도에 괜찮은 싱글 몰트 위스키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요즘 한국에도 자주 소개되는 ‘암룻(Amrut)’, ‘폴 존(Paul John)’ 등인데요. 가격이 저렴하면서 맛은 풍부해요. 퇴근 후 이런 인디언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거나, 주말에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하면서 한 잔 마시는 게 요즘 누리는 쏠쏠한 재미입니다.

다양한 인도의 위스키

“가족들과 인도의 여러 곳을 여행해 보고 싶습니다. 인도에서 주재원 생활을 오래 해도
교통, 숙소, 안전 등의 문제로 국내 여행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여행하기 어려운 점은 있지만, 동서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인도는 지역마다 종교와 문화적 다양성이 존재합니다.
북부 히말라야 산맥 인근부터 동부 뱅골지역 및 서남부 지역까지 여행하면서
인도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가족들과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편집실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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