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에 부는 친환경 바람



물류에 부는
친환경 바람

그린에너지 물류

산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분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친환경 기술이 더디게 접목되는 분야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물류였다.
물동량을 값싸게 운송해야 하는 물류의 본질상 100년 이상 주된 동력원 역할을 했던
디젤엔진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 및 수소동력 등 다양한 대안에너지를
동력으로 하는 기술이 성숙하면서 물류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글. 편집실



100년을 이어온 디젤엔진의 위상


그린에너지 물류의 핵심은 2가지다. 먼저, 물류 운송수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 또 하나는 프로세스 효율화를 통해 물류 운송수단의 동선 자체를 줄이는 것. 물류 산업계는 그간 프로세스 효율화에 집중해왔다. 운송거리를 단축하고, 2번 오갈 물류 소요를 1번 오가는 것으로 줄이고. 그렇게 전체적인 운송시간을 줄이면 결국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물류센터 지붕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거나 풍력발전 설비를 달아 물류센터와 창고 등에서 소요되는 에너지를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력만은 바꾸기 어려웠다. 1912년 최초의 디젤엔진 선박이 등장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디젤엔진을 동력으로 하는 각종 트럭, 버스, 중장비들이 빠르게 확산된 이래 오늘날까지도 물류에서 디젤엔진의 위상은 굳건하다. 압축과 폭발 압력이 높은 특성 때문에 가솔린보다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단점이 있지만, 힘이 세기 때문에 많은 물동량을 실을 수 있는 대형 선박과 트럭에 알맞았기 때문이다.


전기와 수소가 바꾸는 육상 물류 지형


그렇게 철옹성 같던 물류에서 디젤엔진을 그린에너지로 바꾸어야 한다는 인식이 2015년 파리협약이 체결되면서 시작됐는데,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이 국가적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대안에너지의 기술력이 보다 성숙되면서 디젤엔진에 버금가는, 혹은 능가하는 효율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그린에너지 물류는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으로 대표되는 육상 물류가 이끌고 있다. 전기트럭은 테슬라가 2017년에 발표한 ‘세미트럭(Semi)’이 가장 돋보인다. 2021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세미트럭은 시장 예측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약 2억 원, 805km)으로 출시돼 벌써 시장을 흔들고 있다. 약 160만km를 주행했을 때 드는 순수 연료비 기준으로 우리 돈 2억 2천만 원을 절약할 수 있어 트럭 물류의 성지인 미국 물류의 생태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트럭은 니콜라와 현대가 각축을 벌이고있다. 니콜라는 기존 전기차처럼 리튬이온배터리를 넣어 트럭이나 버스를 개발할 경우, 무게가 급격하게 늘어나 운송효율 역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고 수소동력에 관심을 기울였다. 미국 에너지부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40t급 트럭의 디젤엔진(7.5t) 구동계(파워트레인) 무게의 경우, 전기차용 배터리로 대체하면 10t으로 늘어나지만, 수소트럭은 7t으로 충분하다. 이에 대해 시장의 기대 역시 무척이나 대단한데, 니콜라는 단 1대의 수소트럭도 팔지 않은 초기 기업임에도 100년간 차를 만들어온 포드의 시가총액과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다. 시장 진입에 있어서는 현대가 니콜라보다 크게 앞서 있다. 현대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을 최근 스위스에 수출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수소트럭 양산차다. 수소차 넥쏘를 만든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넥쏘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 2개를 얹어 1회 충전 시 400km를 주행한다. 현대는 스위스를 발판으로 유럽과 북미 상용차 시장에도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판매해 그린에너지 물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소트럭 양산에 있어서는 현대가 크게 앞서 있기 때문에 성능 개량이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이 외에도 벤츠, 만, 볼보, 토요타 등 기존 트럭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제작사들 역시 디젤 엔진을 전기 및 수소 동력으로 바꾸기 위해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을 길에서 보는 게 쉬운 일이 되는 것도 머지않은 일이다.



친환경 연료로 실현하는 해상 그린에너지 물류


2020년 초, 해운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IMO 2020(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 황산화물 배출규제)으로 인해 해상 물류에서도 그린에너지는 이슈다. 다만, 선박의 경우에는 초대형 선체를 움직이는 데 전기나 수소로는 아직 한계가 있어 접근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기존 벙커C유 대신 LNG나 바이오중유(동식물성기름과 바이오디젤 부산물을 연료로 만든 중유)를 쓰면 황산화물의 배출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줄일 수 있는데, 바이오중유의 경우 벙커C유보다 열량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해 시장 규모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선박의 디젤엔진을 대체하는 동력원이 가까운 미래에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바이오중유를 중심으로 친환경 연료가 해상 그린에너지 물류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의 환경에 대한 이슈는 먹고 마시고 입고 쓰는 데서 이제는 그치지 않는다. 한마디로 모든 분야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환경 문제에 있어 큰 영향력을 차지하는 물류는 더욱 중요하다. 어쩌면 조금 늦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업의 흐름을 바꾸는 이러한 변화는 그 시작만으로도 희망적이다. 그렇기에 물류에 부는 친환경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오기를 기대해본다.


2020.09.01

그린에너지 물류

산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분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친환경 기술이 더디게 접목되는 분야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물류였다.
물동량을 값싸게 운송해야 하는 물류의 본질상 100년 이상 주된 동력원 역할을 했던
디젤엔진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 및 수소동력 등 다양한 대안에너지를
동력으로 하는 기술이 성숙하면서 물류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글. 편집실

 

100년을 이어온 디젤엔진의 위상

그린에너지 물류의 핵심은 2가지다. 먼저, 물류 운송수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 또 하나는 프로세스 효율화를 통해 물류 운송수단의 동선 자체를 줄이는 것. 물류 산업계는 그간 프로세스 효율화에 집중해왔다. 운송거리를 단축하고, 2번 오갈 물류 소요를 1번 오가는 것으로 줄이고. 그렇게 전체적인 운송시간을 줄이면 결국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물류센터 지붕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거나 풍력발전 설비를 달아 물류센터와 창고 등에서 소요되는 에너지를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력만은 바꾸기 어려웠다. 1912년 최초의 디젤엔진 선박이 등장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디젤엔진을 동력으로 하는 각종 트럭, 버스, 중장비들이 빠르게 확산된 이래 오늘날까지도 물류에서 디젤엔진의 위상은 굳건하다. 압축과 폭발 압력이 높은 특성 때문에 가솔린보다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단점이 있지만, 힘이 세기 때문에 많은 물동량을 실을 수 있는 대형 선박과 트럭에 알맞았기 때문이다.

전기와 수소가 바꾸는 육상 물류 지형

그렇게 철옹성 같던 물류에서 디젤엔진을 그린에너지로 바꾸어야 한다는 인식이 2015년 파리협약이 체결되면서 시작됐는데,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이 국가적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대안에너지의 기술력이 보다 성숙되면서 디젤엔진에 버금가는, 혹은 능가하는 효율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그린에너지 물류는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으로 대표되는 육상 물류가 이끌고 있다. 전기트럭은 테슬라가 2017년에 발표한 ‘세미트럭(Semi)’이 가장 돋보인다. 2021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세미트럭은 시장 예측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약 2억 원, 805km)으로 출시돼 벌써 시장을 흔들고 있다. 약 160만km를 주행했을 때 드는 순수 연료비 기준으로 우리 돈 2억 2천만 원을 절약할 수 있어 트럭 물류의 성지인 미국 물류의 생태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트럭은 니콜라와 현대가 각축을 벌이고있다. 니콜라는 기존 전기차처럼 리튬이온배터리를 넣어 트럭이나 버스를 개발할 경우, 무게가 급격하게 늘어나 운송효율 역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고 수소동력에 관심을 기울였다. 미국 에너지부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40t급 트럭의 디젤엔진(7.5t) 구동계(파워트레인) 무게의 경우, 전기차용 배터리로 대체하면 10t으로 늘어나지만, 수소트럭은 7t으로 충분하다. 이에 대해 시장의 기대 역시 무척이나 대단한데, 니콜라는 단 1대의 수소트럭도 팔지 않은 초기 기업임에도 100년간 차를 만들어온 포드의 시가총액과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다. 시장 진입에 있어서는 현대가 니콜라보다 크게 앞서 있다. 현대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을 최근 스위스에 수출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수소트럭 양산차다. 수소차 넥쏘를 만든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넥쏘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 2개를 얹어 1회 충전 시 400km를 주행한다. 현대는 스위스를 발판으로 유럽과 북미 상용차 시장에도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판매해 그린에너지 물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소트럭 양산에 있어서는 현대가 크게 앞서 있기 때문에 성능 개량이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이 외에도 벤츠, 만, 볼보, 토요타 등 기존 트럭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제작사들 역시 디젤 엔진을 전기 및 수소 동력으로 바꾸기 위해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을 길에서 보는 게 쉬운 일이 되는 것도 머지않은 일이다.

 

친환경 연료로 실현하는 해상 그린에너지 물류

2020년 초, 해운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IMO 2020(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 황산화물 배출규제)으로 인해 해상 물류에서도 그린에너지는 이슈다. 다만, 선박의 경우에는 초대형 선체를 움직이는 데 전기나 수소로는 아직 한계가 있어 접근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기존 벙커C유 대신 LNG나 바이오중유(동식물성기름과 바이오디젤 부산물을 연료로 만든 중유)를 쓰면 황산화물의 배출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줄일 수 있는데, 바이오중유의 경우 벙커C유보다 열량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해 시장 규모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선박의 디젤엔진을 대체하는 동력원이 가까운 미래에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바이오중유를 중심으로 친환경 연료가 해상 그린에너지 물류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의 환경에 대한 이슈는 먹고 마시고 입고 쓰는 데서 이제는 그치지 않는다. 한마디로 모든 분야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환경 문제에 있어 큰 영향력을 차지하는 물류는 더욱 중요하다. 어쩌면 조금 늦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업의 흐름을 바꾸는 이러한 변화는 그 시작만으로도 희망적이다. 그렇기에 물류에 부는 친환경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오기를 기대해본다.

NEWSLETTER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SCM 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