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가 맞물려 세상을 만든다



가치가 맞물려
세상을 만든다

올해 주요 기업들은 신년사에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ESG를 핵심경영 키워드로 내세웠다.
2030년 유가 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 추진으로 기업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것은 곧 기업의 생존과 ESG가 직결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글로벌경영 의 필수전략인 ESG의 세계적인 현주소를 확인해보자.
글. 편집실

기업들은 왜 ESG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나

SNS가 일상이 됐고 그로 인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의미해진 지금, 그 안에서 해시태그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MZ세대들이 있다. 그들 사이에서 최근 자주 거론된 해시태그 키워드가 있으니, 바로 #용기내. 얼핏 보면 응원문구 같지만, 사실 이것은 일회용 포장그릇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용기를 가져가 음식을 가져오는 환경실천운동을 의미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소비자들이 함께하는 ‘#용기내 챌린지’는 쿠팡, 배달의 민족 등 많은 기업에게 자원순환에 대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의식 변화가 기업에게 좀 더 적극적인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묻기에 이른 것이다.

정보의 흐름이 양방향을 넘어 다방향화 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소비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나 투자기관도 지속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비재무적인 요소 속에서 찾으며 ESG경영을 투자의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그런 이유로 투자를 받기 위한 기업들은 서로 경쟁하듯 ESG경영에 뛰어들었다. 다만, 아직은 ESG경영을 외치고는 있어도 시작단계인 경우가 대부분 이다. 이에 더 발전된 ESG경영체계로의 전환을 위해 각 요소별 사례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환경을 위한다면 근본적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첫날, 그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의 날을 맞아 열린 기후정상회의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보다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회의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 있어 미국의 주도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각국의 협력을 통한 세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런 기조에 따라 페덱스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몇 해 전 발표한 3R(Reduce, Replace, Revolutionize)을 심화·발전시켜 ESG경영에 도입하기도 했다. 또 항공기 연료소모 감축을 위한 퓨얼센스 프로그램의 운영과 대체연료에 대한 투자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여 나가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20억 달러 이상의 초기자금을 배송차량의 전기화, 탄소포집센터 설립 지원, 대체연료 개발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 중이다.

한국 코카콜라도 환경에 관한 재미있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한국 코카콜라가 작년에 진행한 캠페인은 ‘원더플 캠페인’인데, 이는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원(한 번) 더 플(라스틱)’로 줄여 표현한 것으로, 참여자가 플라스틱용기나 페트병을 모아 수거 신청을 하면 재활용해 만든 굿즈를 전달한다. 굿즈를 제작하고 남은 플라스틱은 페이스쉴드로 제작해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소상공인에게 전달했다. 이로써 이해관계자와 파트너사 그리고 소비자들은 자원순환의 원더풀 순기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제 기업은 다가오는 ESG경영을 위해 탄소저감정책을 포함한 중장기적 친환경 정책을 세워야만 한다. 나아가 단기적인 성과를 제시하고, 그 결과나 평가를 매년 발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R&D 분야에 환경적 투자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기업의 적극성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말이다.



사회적 책임은 진정성이 드러나도록


미닝아웃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로, 개인이 지닌 취향과 사회적 신념을 주저하지 않고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신념을 담은 소비행위는 정의로운 삶의 철학과 윤리적 가치가 있는 기업의 제품에 얼마든지 소비할 수 있다는 현재의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IBM의 CEO 버지니아 로메티에 의해 언급된 뉴칼라는 블루칼라, 화이트칼라에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직업계층이다. IBM은 인도의 여성과학자, 엔지니어, 과학기술 분야에서 전문가의 비율이 국제적 평균 대비 약 14% 낮다는 걸 확인하곤, 뉴칼라 인재 양성의 목적 하에 학습기회가 부족한 인도의 여학생들에게 과학·기술·공학·수학 등이 융합된 STEM교육을 제공했다. 그리고 현재는 IBM과 뉴욕시가 공동 개발한 기존에 없던 교육모델 P-Tech로 뉴칼라 인재 양성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및 저소득층의 학생들에게도 좋은 여건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IBM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Be Equal 캠페인’도 실행했다.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이 캠페인은 직원들의 인권과 양성평등, 나아가 인종을 포함한 다양성과 포용성의 실현을 위한 활동으로 계속 확장 중이다. IBM은 파트너사를 정할 때도 사회적 윤리를 실천하는지 여부를 보고 선택했다. 이를 통해 양측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목표로 공동의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들은 결국 브랜드의 사회적 윤리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과거에 기업들은 사내외적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활동과 나눔활동으로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었다. 그러나 SNS와 일상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기업가치는 단순한 경영철학을 떠나 소비자들의 정의롭고 윤리적인 소비활동에 따라 결정된다. 저성장 시대에 진정성을 지니지 못한 기업은 더 이상 지속성장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제 내재화된 기업윤리가 경영전략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투명하고 솔직하며 대범하게


ESG경영에서 수치로 환산하는 작업 중 제일 힘든 요소가 거버넌스 분야다. 표준화되고 있는 ESG지표에서도 제일 뒤처진 분야로, 기업의 구조를 단번에 변화시키는 일이 절대 쉽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E와 S는 활발해도 G 분야는 침체돼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해외의 글로벌기업들은 E와 S만큼이나 G 분야도 강조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역시 ESG요소 중 G를 첫 번째로 꼽기도 했다. ESG가 기존의 CSR이나 지속가능경영과 다른 점이 바로 지배구조요소의 포함 여부다. 투자기관들 역시 기업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일수록 새로운 기업가치를 창출하고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 이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애플의 이사회 구성원은 모두 7명인데, 의장은 구글의 자회사 칼리코의 최고경영자 출신 아서 레빈슨이다. 경쟁사였던 곳의 인물을, 이사회, 그것도 의장으로 앉힌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애플은 전문경영인이 사외이사가 되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계장부 및 의사결정 등에 있어 많은 부분에 실질적인 견제와 감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애플 외에도 미국의 기업들은 이사회의 구성에 자산운용사나 전 경쟁사 임원 등 소속을 막론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선임한 후, 독립성을 보장해 거버넌스의 탄탄함을 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더욱 인정받기 위해선 새로운 거버넌스지표를 받아들여야 하고, 기업의 방향성도 그에 맞춰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한 게 경영진의 의지인데, ESG경영의 취지와 목적을 이해하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기업은 ESG위원회를 설립함으로써 기업이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이끌게 함은 물론,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기업들은 자사의 핵심 경영체계를 ESG경영체계로 재설계해, 투자자와 소비자의 가치에 부합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수립하고 단계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직 글로벌시장에서도 완벽하게 ESG지표를 점수화·순위화 하지는 못한 만큼 추가되는 ESG지표의 특성을 반영한 표준화된 ESG지표 전반을 관리할 필요도 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자사가 받고 있는 평가를 현실적으로 직시하고 수정·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지금, 세계는 불확실한 미래에서 가능성을 열기 위해 무한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세계경제는 ESG라는 큰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고 있다. 거세게 몰아치는 ESG라는 파도에 떠내려갈 것인지, 넘실대는 파도를 넘어 항해를 계속할 것인지 기업들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2021.08.01

올해 주요 기업들은 신년사에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ESG를 핵심경영 키워드로 내세웠다.
2030년 유가 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 추진으로 기업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것은 곧 기업의 생존과 ESG가 직결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글로벌경영 의 필수전략인 ESG의 세계적인 현주소를 확인해보자.
글. 편집실

기업들은 왜 ESG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나

SNS가 일상이 됐고 그로 인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의미해진 지금, 그 안에서 해시태그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MZ세대들이 있다. 그들 사이에서 최근 자주 거론된 해시태그 키워드가 있으니, 바로 #용기내. 얼핏 보면 응원문구 같지만, 사실 이것은 일회용 포장그릇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용기를 가져가 음식을 가져오는 환경실천운동을 의미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소비자들이 함께하는 ‘#용기내 챌린지’는 쿠팡, 배달의 민족 등 많은 기업에게 자원순환에 대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의식 변화가 기업에게 좀 더 적극적인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묻기에 이른 것이다.

정보의 흐름이 양방향을 넘어 다방향화 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소비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나 투자기관도 지속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비재무적인 요소 속에서 찾으며 ESG경영을 투자의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그런 이유로 투자를 받기 위한 기업들은 서로 경쟁하듯 ESG경영에 뛰어들었다. 다만, 아직은 ESG경영을 외치고는 있어도 시작단계인 경우가 대부분 이다. 이에 더 발전된 ESG경영체계로의 전환을 위해 각 요소별 사례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환경을 위한다면 근본적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첫날, 그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의 날을 맞아 열린 기후정상회의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보다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회의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 있어 미국의 주도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각국의 협력을 통한 세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런 기조에 따라 페덱스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몇 해 전 발표한 3R(Reduce, Replace, Revolutionize)을 심화·발전시켜 ESG경영에 도입하기도 했다. 또 항공기 연료소모 감축을 위한 퓨얼센스 프로그램의 운영과 대체연료에 대한 투자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여 나가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20억 달러 이상의 초기자금을 배송차량의 전기화, 탄소포집센터 설립 지원, 대체연료 개발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 중이다.

한국 코카콜라도 환경에 관한 재미있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한국 코카콜라가 작년에 진행한 캠페인은 ‘원더플 캠페인’인데, 이는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원(한 번) 더 플(라스틱)’로 줄여 표현한 것으로, 참여자가 플라스틱용기나 페트병을 모아 수거 신청을 하면 재활용해 만든 굿즈를 전달한다. 굿즈를 제작하고 남은 플라스틱은 페이스쉴드로 제작해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소상공인에게 전달했다. 이로써 이해관계자와 파트너사 그리고 소비자들은 자원순환의 원더풀 순기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제 기업은 다가오는 ESG경영을 위해 탄소저감정책을 포함한 중장기적 친환경 정책을 세워야만 한다. 나아가 단기적인 성과를 제시하고, 그 결과나 평가를 매년 발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R&D 분야에 환경적 투자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기업의 적극성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말이다.

 

 

사회적 책임은 진정성이 드러나도록

미닝아웃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로, 개인이 지닌 취향과 사회적 신념을 주저하지 않고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신념을 담은 소비행위는 정의로운 삶의 철학과 윤리적 가치가 있는 기업의 제품에 얼마든지 소비할 수 있다는 현재의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IBM의 CEO 버지니아 로메티에 의해 언급된 뉴칼라는 블루칼라, 화이트칼라에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직업계층이다. IBM은 인도의 여성과학자, 엔지니어, 과학기술 분야에서 전문가의 비율이 국제적 평균 대비 약 14% 낮다는 걸 확인하곤, 뉴칼라 인재 양성의 목적 하에 학습기회가 부족한 인도의 여학생들에게 과학·기술·공학·수학 등이 융합된 STEM교육을 제공했다. 그리고 현재는 IBM과 뉴욕시가 공동 개발한 기존에 없던 교육모델 P-Tech로 뉴칼라 인재 양성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및 저소득층의 학생들에게도 좋은 여건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IBM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Be Equal 캠페인’도 실행했다.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이 캠페인은 직원들의 인권과 양성평등, 나아가 인종을 포함한 다양성과 포용성의 실현을 위한 활동으로 계속 확장 중이다. IBM은 파트너사를 정할 때도 사회적 윤리를 실천하는지 여부를 보고 선택했다. 이를 통해 양측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목표로 공동의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들은 결국 브랜드의 사회적 윤리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과거에 기업들은 사내외적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활동과 나눔활동으로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었다. 그러나 SNS와 일상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기업가치는 단순한 경영철학을 떠나 소비자들의 정의롭고 윤리적인 소비활동에 따라 결정된다. 저성장 시대에 진정성을 지니지 못한 기업은 더 이상 지속성장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제 내재화된 기업윤리가 경영전략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투명하고 솔직하며 대범하게

ESG경영에서 수치로 환산하는 작업 중 제일 힘든 요소가 거버넌스 분야다. 표준화되고 있는 ESG지표에서도 제일 뒤처진 분야로, 기업의 구조를 단번에 변화시키는 일이 절대 쉽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E와 S는 활발해도 G 분야는 침체돼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해외의 글로벌기업들은 E와 S만큼이나 G 분야도 강조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역시 ESG요소 중 G를 첫 번째로 꼽기도 했다. ESG가 기존의 CSR이나 지속가능경영과 다른 점이 바로 지배구조요소의 포함 여부다. 투자기관들 역시 기업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일수록 새로운 기업가치를 창출하고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 이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애플의 이사회 구성원은 모두 7명인데, 의장은 구글의 자회사 칼리코의 최고경영자 출신 아서 레빈슨이다. 경쟁사였던 곳의 인물을, 이사회, 그것도 의장으로 앉힌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애플은 전문경영인이 사외이사가 되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계장부 및 의사결정 등에 있어 많은 부분에 실질적인 견제와 감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애플 외에도 미국의 기업들은 이사회의 구성에 자산운용사나 전 경쟁사 임원 등 소속을 막론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선임한 후, 독립성을 보장해 거버넌스의 탄탄함을 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더욱 인정받기 위해선 새로운 거버넌스지표를 받아들여야 하고, 기업의 방향성도 그에 맞춰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한 게 경영진의 의지인데, ESG경영의 취지와 목적을 이해하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기업은 ESG위원회를 설립함으로써 기업이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이끌게 함은 물론,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기업들은 자사의 핵심 경영체계를 ESG경영체계로 재설계해, 투자자와 소비자의 가치에 부합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수립하고 단계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직 글로벌시장에서도 완벽하게 ESG지표를 점수화·순위화 하지는 못한 만큼 추가되는 ESG지표의 특성을 반영한 표준화된 ESG지표 전반을 관리할 필요도 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자사가 받고 있는 평가를 현실적으로 직시하고 수정·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지금, 세계는 불확실한 미래에서 가능성을 열기 위해 무한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세계경제는 ESG라는 큰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고 있다. 거세게 몰아치는 ESG라는 파도에 떠내려갈 것인지, 넘실대는 파도를 넘어 항해를 계속할 것인지 기업들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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