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비켜라! 자율주행 트럭이 나가신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율주행 트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거대한 물류 시장의 뒷받침과 운전자 부족 등이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트럭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해보자.

왜 자율주행 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을까

자율주행 트럭은 자율주행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미국트럭협회(American Trucking Association, ATA)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내 트럭 화물 매출은 총 7323억 달러(약 1025조 원)에 달하며, 2030년에는 16만 명의 운전자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트럭 시장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운전자 부족 문제, 거대한 물류 시장과 늘어나는 배송 시장,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자율주행에 따른 효율화 가능성 등의 이유가 꼽히고 있다. 힘든 트럭 운전, 인구 고령화 등의 이유로 트럭 운전자 부족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운전자 부족은 2030년 1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 인구 집중에 따라 물류 증가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율주행 트럭은 운전자 부족과 물류 증가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물론,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이 충분하지는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승객이 탑승하지 않고 물품을 나르기 때문에 안전 규제 측면에서 승객이 탑승하는 자율주행차보다 쉬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자율주행 트럭은 시장을 크게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도로를 휴식없이 주행 가능한 점, 야간 자율주행으로 교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점 등으로 물류 시장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자리 등 사회적인 문제도 함께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자율주행 트럭 사업의 현재

현재 자율주행 트럭 사업에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투심플, 임바크, 가틱, 코디악, 로코모션, 플러스 등 자율주행 트럭 전문업체들과 함께 웨이모, 오로라 등 기존 자율주행 업체들도 자율주행 트럭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웨이모, 오로라 등이 자율주행 트럭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율주행 택시보다 시장이 빨리 올 것으로 예상하고, 거대한 물류시장의 뒷받침으로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투심플은 2021년 4월에, 임바크와 오로라는 2021년 11월에 미국 시장 상장을 마쳤다.

현재 자율주행 트럭 업체들은 물류회사와 협력하여 자율주행 트럭 시범 운행을 진행 중에 있다. 아마존, DHL, UPS, US 익스프레스 등 물류 관련 회사들이 다양한 자율주행 트럭 업체들과 자율주행을 테스트하고 있다. 아마존-플러스 협력, UPS-투심플 협력, DHL-투심플, 임바크 협력 등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트럭 업체들은 빠르면 2024년부터 자율주행 트럭을 물류 업체들에게 납품할 예정이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투심플, 플러스, 오로라, 임바크의 자율주행 트럭(출처: 각 사)

자율주행 트럭 주요 사례와 시사점

그동안 자율주행 트럭 시범 운행을 통해 자율주행 트럭의 효용성과 상용화를 위한 향후 과제를 보여 주는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2021년 5월 투심플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오클라호마주까지의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 후, 사람이 운전하면 24시간 걸리던 운송시간을 14시간으로 단축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자율주행 트럭이 물류 시장을 크게 혁신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022년 8월 임바크는 자율주행 트럭을 제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선보였다. 텍사스 공공안전국과 함께 자율주행 트럭이 경찰의 통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다. 이 시연에서는 자율주행 트럭이 경찰차의 신호를 인식하여 갓길에 정차하는 등 자율주행 트럭과 경찰 간의 효율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경찰차의 신호를 인식하여 갓 길에 정차한 자율주행 트럭(출처: 임바크)

2022년 8월에는 지난 4월 투심플 자율주행 트럭에서 발생한 사고가 이슈가 되었다. 운전자가 수동운전에서 자동운전으로 전환했으나, 갑자기 왼쪽으로 꺾으면서 중앙 분리대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운전자가 개입하여 수동운전으로 전환하였고, 다행히 큰 사고가 없이 마무리되었다. 투심플은 수동운전에서 자동운전으로 전환할 때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운전자가 실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고속도로에서 운행 중인 레벨 2 자율주행 차량에서도 수동운전과 자동운전 전환에서 큰 문제가 없는 것을 볼 때 투심플의 기술력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자율주행 트럭이 가져오는 시장의 변화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상황이다.

자율주행 차 vs. 트럭, 기술의 차이는?

현재 자율주행 트럭의 기술은 기존에 상용화된 승용차 자율주행 레벨 2 기술과 유사하다. 자율주행 트럭과 기존 자율주행 승용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장거리 센서의 필요성이라 할 수 있다. 무게가 무겁고 제동거리가 긴 트럭의 특성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장거리 센서를 이용하여 선제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장거리 라이다 업체인 루미나는 임바크, 코디악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에이아이는 투심플과 협력하고 있다.

자율주행 트럭은 현재 주요 스타트업 위주로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이 커지면 기존 자동차사들의 진입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자동차사-관련 스타트업 간의 주도권 경쟁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많은 자율주행 센서를 장착한 임바크의 자율주행 트럭(출처:임바크)

자율주행 트럭과 물류 시장 변화

자율주행 트럭은 물류 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물류업체-자동차사의 주도권 경쟁에서 물류 업체의 시장 주도권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자율주행 트럭을 직접 공급받고, 빠른 배송 시간에 기반한 효율적인 배치 운영을 통해서 시장 장악력 강화와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이와 동시에 주요 물류 업체 간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배송도 현재의 배송과 비슷하게 고속도로 배송, 도심 배송, 건물 안으로의 배송 등 3단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속도로주행에서 도심 주행으로 발전해 나가면서 자율주행 고속도로 배송과 함께 자율주행 도심 배송도 점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으로 건물 안으로의 배송을 위해서는 로봇 기술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빠르면 2024년부터 시작될 자율주행 트럭은 시장의 요구와 함께 급속하게 성장하게 될 전망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진화 및 물류 시장 변화와 함께, 도시의 변화, 사회의 변화도 살펴보면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구민(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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