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다이어트로 ‘텅장’에서 ‘통장’ 만들어볼까?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의 시대, 단시간에 고수익을 쫓는 인스턴트 재테크가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더해 안전하게 자산을 키워가는 재테크 기본기가 필요하다. 소비습관을 고쳐 ‘텅장’을 ‘통장’으로 바꾸는 전략을 알아보자.

요즘 통장을 보면 한 숨부터 나온다. 월급이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 데도 텅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가? 다행인 건지,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경제 위기와 코로나10 극복을 위한 재정 확대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따라서 허리띠의 구멍 한 칸을 쭉 잡아당겨 졸라맨다는 마음으로 소비생활에서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짠테크, 즉 현명한 돈 관리는 경제관념을 바로 세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다이어트가 운동과 식이요법이라는 고통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위이듯 소비 다이어트도 무심코 했던 소비 습관, 불필요한 허영심을 바꿔 나가야 한다. 쉽게 말해 필요한 것에만 돈을 쓰라는 것이다. 쿠폰이나 할인 혜택이 있어서, 즉흥적인 기분으로 소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이란 무엇일까? 첫째,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둘째, 예산상 계획되어 있는 것이다.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이번 달 예산에 포함되지 않으면 기다려야 한다. 셋째, 당장은 대체재가 없는 것이다.

플렉스를 하면 당장은 즐거워도 한 달 후 카드 영수증이 날라올 때는 급격히 우울해진다. 반면 땀 흘리며 운동하면 몸은 힘들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적금 통장에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미래의 희망과 가능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소비로는 맛볼 수 없는 진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STEP 1 마인드 바로잡기

① 소확행으로 포장하지 말 것

SNS에 자주 올라오는 해시태크가 바로 ‘소확행’이다. 다 알고 있지만,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로 일상에서의 작은 즐거움을 말한다. 즉, 플렉스와는 정반대의 의미다. 그런데 사람들은 과감한 플렉스를 소확행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큰 소비를 하면 본능적으로 불편함과 염려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의 짐을 해소해서 그 소비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스스로를 설득할 만한 명분이 바로 소확행이다. ‘한 달에 딱 한 번인데 뭐 어때’ 식으로 고생한 나에게 주는 상이라는 자기최면은 건다.

그런데 자신의 상황에 맞지 않는 과한 소비는 통장의 잔고를 떨어뜨려 미래의 희망과 가능성을 줄어들게 한다. 일시적으로는 플렉스로 행복을 느낄 지 모르지만, 결국은 걱정이 따라붙으면서 크고 불확실한 행복, 즉 ‘대불확행’이 되고 만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돈이 있다. 벌어 놓은 돈, 벌고 있는 돈, 아직 벌지 않은 돈이다. 과소비는 이 중에서 둘째인 현재 소득이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소비하는 것과 셋째인 아직 벌지 않은 미래의 불확실한 소득을 미리 당겨서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더 이상 통장 잔고를 비우는 과소비를 소확행으로 포장하지 말아야 한다.

② 커피는 월 소득 3% 이내로 줄일 것

20대 한 여성의 영수증을 살펴봤더니 고정비 내역에 특이한 항목이 있었다. 바로 스타벅스 비용이다. 매일 점심 시간 이후에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텀블러 등 굿즈를 사 모은다 보니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물론 스타벅스는 회사와 집이라는 다소 단조로운 공간을 오가는 직장인에게 휴식과 문화적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이곳에서 업무를 보기도 한다. 따라서 커피 값을 아껴서 저축하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소비에는 소득에 걸맞은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에는 공강 사용 비용도 포함된 만큼 어쩔 수 없이 사무실 밖에서 미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용할 수 있지만 커피 테이크아웃에는 제한을 둬야 한다. 사무실이나 집에 커피가 있는데 스타벅스에서 테이크아웃하는 일이 잦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화생활 차원에서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자신의 월급의 3%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240만 원을 받는다면 한 잔당 평균 5000원이라고 할 때 한 달에 3~4잔 정도 마시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오히려 커피 한 잔의 가치를 올려준다.

③ 여행 같은 계절 지출 비용 다시 책정할 것

젊은 직장인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지출 항목이 여행이다. 코로나19 시국에도 주말이면 관광지마다 사람들로 붐볐고, 요즘은 마치 보복심리라도 발동한 듯 해외여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을 가면 “한 번뿐인데 뭐”, “언제 또 와보겠어” 하면서 ‘정신줄’을 놓고 돈을 쓰기 바쁘다 보니 여행 경비는 항상 예상보다 초과한다. 그런데 과다한 지출에 의한 여행은 미래의 자신에게 빌린 돈을 여행에 쓰는 것과 같다.

여행, 명절, 이벤트처럼 매달 사용하는 비용이 아니라 특정한 시기에만 사용하는 소비를 계절 지출이라고 한다. 한꺼번에 많은 돈이 나가기 때문에 미리 연간 예산을 설정해 놓지 않으면 한도 끝도 없다. 여행, 명절, 이벤트가 특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1년 365일 중에 고작 며칠 동안의 일이기 때문에 한 달치 월급 이상을 쓸 수는 없다. 따라서 계절 지출은 연 소득의 10%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월급의 10%를 이벤트 자금 통장으로 자동이체를 시켜서 계절 지출이 발생할 때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④ 마이너스 통장과 월급 통장을 분리할 것

‘혹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만약을 대비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면 신기하게도 그 무슨 일이 생긴다. 정확히 말하면 그 무슨 일을 스스로 만들고야 만다. 주식이나 코인 열풍에 투자하거나 여행이나 골프 등 비용이 드는 취미를 갖고 나서 부족한 돈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메꾸는 식이다. 문제는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다 보면 마이너스가 편안하게 느껴지고 갚겠다는 계획도 사라진다는 점이다.

일단 마이너스 통장과 월급 통장을 분리해야 해서 마이너스 통장에는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마이너스를 청산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만일 1,550만 원의 마이너스를 3년 안에 갚고 싶다면 43만 원을 송금 자동이체로 신청하는 것이다. 셋째, 월급 받은 다음 날 월급 통장의 잔고를 0으로 만들어야 한다. 내가 받은 월급에 모을 돈, 쓸 돈 외에 다른 것이 존재하면 안 된다. 저축은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고, 이번 달에 쓸 돈은 소비 통장, 계절 지출은 이벤트 통장으로 보낸다. 더 이상 월급 통장은 기댈 언덕이나 누울 자리가 아니다.

STEP 2 돈 모으기

① 적금이냐, 주식이냐

“이제는 월급만 모아서 부자가 될 수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은 역설적이게도 당장은 월급이라도 모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투자가 가능한 목돈을 손에 쥘 때까지 하루라도 빠리 돈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목돈은 어떻게 만들까? 적금과 주식 중에서는 항상 정기적금이 우선이다. 주식은 잘만 투자하면 수익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하는 데 비해 적금은 이자율이 3~4%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상승기도 있지만 하락으로 인해 원금을 보존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리고 고수익을 올리고 나면 자기 자신을 과신하게 되면서 그 전보다 소비도 과감해진다.

정기적금은 시간이 지나면 원금이 계속 늘어나 돈이 쌓이고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비를 통제할 수 있다. 반면 주식은 매월 똑 같은 원금을 투자하기 어렵다 주식 투자는 어느 순간 원금의 증가율보다 수익률에 매몰되기 십상이다. 사회초년생이라면 목돈을 어느 정도 만들 때까지는 자동이체의 힘을 빌려야 하고, 기본적인 저축을 하고 남은 여유 자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② 주식 투자할 때 주의할 점

주식 전문가들은 무조건 장기 투자가 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독립, 결혼, 내 집 마련 등 돈을 써야 하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큰돈을 장기간 주식시장에 넣어두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또 지난 10년간 코스피 지수가 48% 상승한 것에 비해 전문가들이 우량주로 지목한 대표 종목 중에도 하락한 종목이 훨씬 많다. 따라서 지수가 올라간다고 모든 종목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며, 10년 동안 화폐가치가 하락한 것까지 감안하면 실제 손실 금액은 이보다 훨씬 크다.

주식 초보자들은 주가란 기업이 성장한다고 해서 올라가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오늘의 주가는 현재가 아닌 미래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므로 상당히 고평가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주식은 현금화하지 않으면 수익이 아니라는 것, 주가 하락기에 주식을 사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③ ‘아묻따’ 60% 저축해 1억 모으기

항공기가 비행할 때 가장 많은 연료를 소비하는 구간은 바로 이륙 구간이다. 단기간에 무거운 기체를 성층권에 올려놓아야 공기 저항 없이 적은 연료로 빠르고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직장인의 첫 목돈 모으기도 이와 비슷하다. 일정 금액의 목돈이 마련되면 그 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돈을 불려 나갈 기회가 생긴다. 그리고 부자가 되고 싶다면 근로소득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반드시 자본소득이 함께 발생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 때 필요한 최소 자본이 1억 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1억 원이라는 목돈을 마련할까?

우선 200만~300만 원의 푼돈을 만드는 저축보다 1000만~2000만 원을 손에 쥐는 선 굵은 저축을 하는 것이 좋다. 적금을 부을 때도 내는 돈보다 타는 돈을 기억하면 훨씬 큰 동기부여가 된다. 특히 사회 초년생은 무엇보다 저축이 돈을 불리는 일이 아니라 돈을 모으는 일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급진적으로 저축을 실행해야 한다. 부모님과 거주해 고정비를 절약할 수 있고 월 소득이 250만 원 이상이라면 최소한 월급의 60%는 저축해야 한다.

 편집실
2023.04.18

NEWSLETTER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SCM 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