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법인 주재원이 들려드립니다!
<글로벌 CS 경험담>

현대글로비스는 해외고객 만족을 위해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객사에게 어떤 매너와 스킬을 가지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진행해야 할까?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고객사를 향한 문화 이해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CS의 온∙오프라인 병행 시대

대면과 비대면이 공존하는 엔데믹 시대다. 이와 함께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 및 창구는 다양해졌고, CS의 영역은 확장됐다. 특히 해외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거리와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더 멀리 그리고 넓게 진화하고 있다. 이제 닿지 못할 곳이 없고 소통하지 못할 대상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한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해외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너가 중요한 시점이다.

소통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현재 기분뿐 아니라 행동, 언어, 음식, 의복, 가치관, 종교 즉 그 사람이 살아온 문화에 대한 포용을 의미한다. 문화의 차이를 인식하고 이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해서라도 습득해야 하는 몇 가지 기본 수칙이 필요하다.

아세안 나라별 글로벌 마인드∙매너 스킬 Up

타인의 문화를 포용할 자세를 갖췄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글로벌한 매너를 장착할 단계다. 나라별로, 지역별로 통용되는 상식과 매너가 있다. 이심전심이라고, 고객을 만나기 전 숙지하고 나가면 비즈니스의 반은 성사된 것이나 다름없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인종과 민족, 언어에 따라 문화와 관습이 조금씩 다른 아세안(ASEAN)의 경우 어쩌면 더욱 세심하고 신중한 비즈니스 매너가 필요할지 모른다. 1967년에 창설된 아세안은 동남아시아의 정치, 경제, 안보, 사회, 문화 공동체로서 현재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10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여기서는 한국과 교류가 가장 잦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과의 비즈니스 수칙 및 매너를 알아본다.

식습관부터 남과 북이 다른 베트남

영토가 남과 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베트남은 지형적 특성상 북부와 남부에 어느 정도의 문화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소비 문화에 있어서 그 차이가 극명한데 ‘소득이 10이라면 북부 베트남인은 1을 쓰고, 남부 베트남인은 11을 쓴다’라는 현지 속언이 있을 정도다. 여유롭고 긍정적인 남부 사람들은 외식, 취미생활 등에서 작은 소비를 즐기며 인생을 누린다.

하노이가 대표적인 도시인 북부 지역의 경우 한국, 중국 같은 사계절이 있는 동북아시아의 특성을 갖고 있다. 소비보다 저축을 많이 하고 자존심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큰 소비에 있어서는 호치민을 넘어서는데, 체면과 신분을 강조하는 성향이 강해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세월 외세를 물리친 역사에 대한 민족적 자부심이 대단하다. 역사와 전통을 칭찬하고 수입이나 경제적 문제 등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 특히 정치와 이념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특히 베트남 전쟁에 대한 언급은 금물이다.

베트남 고객과 대화할 때 침묵으로 일관하면 결례다. 베트남에서 침묵은 상대방의 의견을 반대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한 면전에 대고 ‘No’ 라는 말을 싫어하는데 이는 거절을 넘어서 상호신뢰관계를 깨트려 예의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때문에 구두상으로 이루어진 ‘Yes’를 100% 신뢰해서는 안되며, 중요한 사항의 경우 반드시 서명이 담긴 문서로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인맥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베트남 고객을 대할 때 공식적인 절차 이외에도 상대방과의 개별 접촉을 통해 비공식적인 사적 관계를 형성해 둔다.

왕가와 세계화가 공존하는 나라, 태국

국왕이 존재하는 입헌군주제 국가인 태국은 전통과 역사를 중요시하는 나라다. 도시 곳곳에서 왕가를 향한 존경과 애정을 발견할 수 있으며, 왕실·왕가를 모독하거나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 최소 3년에서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왕실모독죄’가 형법에 명시돼 있다. 또한, 태국은 불교의 나라이자 사원의 나라이다. 주민의 95% 이상이 불교 신자이며, 대부분이 소승 불교 신자이다.

하지만 이러한 보수성 외에 생활적인 면에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편이다. 사람들은 긍정적이고 외국인과 외국 문화에 관대하다.

태국 문화에서 어른 공경은 중요한 요소이다. 연장자가 항상 가족 대소사를 결정하거나 의례를 주관한다. 따라서 미팅 시에 상사의 의견을 우선시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한다. 태국에서는 합장으로 인사를 하는데 이를 ‘와이(wai)’라고 한다. 보통 나이가 어린 사람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태국에서는 목소리를 높이는 일을 심각한 모욕으로 간주한다. 그러니 갈등이 있다면 오히려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 차분하게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각종 행사에서 선물 교환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만남의 자리가 있다면 한국 전통공예품이나 회사 기념품 같은 가벼운 선물을 준비하면 좋다. 빨간색 상의나 노란색 상의는 태국에서 정치적 색깔을 나타내므로 피하고 정치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는다.

세계 인구 4위, 이슬람의 나라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 영토를 가졌으며 인구 수는 인도, 중국, 미국에 이어 4위다. 그만큼 천연자원과 인적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아세안 지역에서 최근 가장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이기에 외국과의 비즈니스가 잦지만 오랜 식민 시절로 외국 자본과 문화에 대해 경계심도 크다. 게다가 아세안 지역에서 최대 이슬람 국가이기에 자신들 것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동남아시아인들이 그렇듯 유순하고 친절하면서도 자존심이 매우 세다. 특히 상대가 화를 내는 것을 모욕으로 간주하기에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점만 유의하고 그들을 존중한다면 인도네시아와 비즈니스는 그 어느 나라보다 유연하고 가능성이 풍부하다.

인도네시아와의 비즈니스에서 어려움 중 하나는 시간관념이 약하다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가 절대적인 한국인들에게는 가장 큰 어려움일 수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유명한 자카르타 교통체증을 감안해 어느 정도는 지역적 특성으로 이해하고 넘어간다. 자동차로 10분 거리가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그러니 여유를 갖고 약속 장소에 나가고 상대가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한다.

인도네시아 국민의 87퍼센트가량이 이슬람을 종교로 갖고 있다. 이슬람 교리와 문화는 인도네시아 생활 전반에 걸쳐져 있는데 근무 시간에도 하루 5번 기도 시간을 가지므로 이를 반드시 존중해야 한다. 라마단 기간에는 매일 금식을 하므로 이를 배려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종교상의 이유로 술과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반드시 주의한다. 이슬람 교리상 왼손은 불결하다 하여 물건을 건네주거나 악수할 때 사용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의 전통 또한 일상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데 바틱(Batik, 천연 염색 기법) 의상이 대표적이다. 정부 고위공직자, 교사, 시장 상인, 아이들 등 인도네시아인에게 바틱 의류는 매우 일상적이다. 인도네시아 고객과 미팅이 있다면 드레스코드를 고민할 필요없이 바틱 셔츠를 입으면 된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노타이 차림이어도 무방하다.

민족, 언어, 종교가 다양한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연방제 입헌군주국으로 13개주와 3개의 연방 직할 구로 구성돼 있으며 13개 주는 모두 말레이 왕조를 바탕으로 한다. 이슬람을 믿는 말레이계 67%를 중심으로 중국계 25%, 인도계 7% 등 다양한 언어와 종교를 가진 민족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그러나 전통과 문화유산을 중시하는 말레이시아의 공식 언어는 말레이어이고 이들의 종교는 이슬람이다. 따라서 전체 국민의 이슬람교 비율은 인도네시아보다 적지만 이슬람 교리와 문화가 더 엄격하고 보수적이다.

다민족∙다문화 국가라 갈등 및 분쟁이 심할 것 같지만 서로의 영역을 지키며 자연스럽게 하나의 나라로 융화돼 살고 있다. 팜오일, 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 수출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뤘으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국가로의 전환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따라서 해외 자본과 기업유치에 적극적이다. 이슬람 국가에서 비즈니스하고 생활하기 위해서는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할랄(Halal) 제품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할랄 인증이 있을 경우 시장의 규모는 훨씬 커진다.

* 할랄 Halal
과일·야채·곡류 등 모든 식물성 음식과 어류·어패류·육류 등 이슬람 율법 아래에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제조한 제품을 총칭하는 용어다. 육류 중에서는 이슬람식 알라의 이름으로 도살된 고기(닭고기, 쇠고기, 염소고기)가 해당되며 이를 원료로 한 화장품 등도 할랄 제품에 해당한다.

인도네시아처럼 말레이시아도 이슬람의 가장 큰 종교의식인 ‘라마단’이 최대 명절이다. 일출과 일몰 사이인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금식을 하고 해가 지면 식사를 허용하는 의식이다. 물도 마실 수 없으므로 이 기간에는 무리한 육체적 운동을 지양하고 회사에서도 이를 배려한다. 그러므로 라마단 기간에 말레이시아 고객을 만날 시에는 신체적으로 무리가 가는 미팅이나 출장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라마단 기간의 금식을 숭고한 것으로 받아들이므로 이에 대한 비판적 의견은 절대 제시하지 않는다. 라마단 기간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축제가 시작되니 간단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함께 즐기는 것도 좋다.

이슬람 사원을 방문할 때는 신발은 물론 양말도 벗을 것을 요구하는 곳이 있으므로 이에 대해 미리 준비하면 좋다. 여성의 경우에는 몸을 가리도록 긴 가운과 스카프가 제공된다. 노랑색은 국가에 대한 충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은 이 색의 사용을 피한다.

아무래도 저희가 외국인이다 보니 현지인들과 관계 형성을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한국인 끼리라면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 공감대를 형성하려 하겠지만, 문화가 달라 쉽지 않거든요. 오히려 상호 필요에 의해 나누는 호기심과 경계심이 ‘아이스 브레이킹’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한다는 전제가 깔려야겠죠. 무엇보다 자주 고객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쌓는 것이 중요해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은 맥주를 함께 마시기 시작하면 ‘브라더(brother)’라고 부를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 같아요.

베트남은 예로부터 음식 문화가 많이 발달해 있고, 이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나라입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쌀국수(Phở bò), 분짜(Bún chả), 반미(Bánh mì), 반쎄오(Bánh xèo) 등이 있어요. 이런 음식들은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도 잘 맞아 인기가 있지만, 또 어떤 음식들은 너무 토속적이어서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전에 베트남 고객사 대표의 집에 초대됐을 때 일이에요. 이곳에서 특식으로 꼽히는 닭 난소 볶음, 투구게 요리 등을 대접받았는데, 음식의 외형, 식감, 향과 맛 등 어느 하나 입에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준비한 정성과 자부심을 생각하여 굉장히 맛있는 척 남김없이 먹었어요. 이에 고객사 대표가 즐거워하며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이후에도 여러 번 집 초대를 받았고 서로 조언과 도움을 주고받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여담으로, 한번은 그 대표와 한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저에게 넌지시 “닭 난소 볶음은 나도 잘 못 먹는데, 너무 잘 먹어서 놀랐다”고 이야기를 건네더군요. 하하.

주재원, 혹은 외국서 근무하시는 모든 사우분들은 현지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외국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항상 그들의 생각과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필요해요. 사람을 만나고 사귐에 있어 항상 진심으로 대하는 것, 그것이 ‘글로벌 현대글로비스’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요?

우선 매년 4~5년 주기로 주재원 담당자가 바뀌는 구조이다 보니, 현지인들과 상호간 신뢰를 형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습니다. 첸나이에 한국분들과는 ‘한국’이라는 공감대를 토대로 다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지만, 인도 현지인들과는 서로간 공감대를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업무 스타일과 생각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가급적 간단한 영어로라도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상대적으로 상하관계가 뚜렷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상하관계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존중해주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우리나라 특유의 ‘눈치’라는 것으로 많이 캐치하려고 하고, 소통을 많이 합니다. 일례로 얼마전 직원과 이야기하다가 저희 팀원 중 딸아이가 횡문근육종으로 큰 수술이 필요하고 수술비 모금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 내용을 공유하면서 모금에 보탬을 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5개월차라 아직 인도의 문화를 전부 파악한 건 아니지만, 현지인들은 실수 및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가 진척이 되지 않고 악순환이 반복될 때 많은 답답함을 느낍니다.
먼저 부임하신 선배들에게 물어보니, 인도는 예전에 영국의 식민지로 당시 영국인으로부터 잘못을 인정하면 죽음을 당했다는 슬픈 역사가 있더군요. 그 뒤로 잘못을 인지 시키는 것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점,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면서 빨리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발주를 놓친 사례가 한번 있었는데, 담당자를 다그치기보다는 문제현안 파악 및 해결방안에 중점을 두고 빠른 조치를 수행함으로써 고객사와 원만하게 해결하였습니다. 그 이후 담당자들이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고, 모르는 것은 바로 물어보는 것을 보면, 조금씩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실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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