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피스는 유럽에 있습니다!
포르투갈-노르웨이 워케이션 이야기

1. 해외 워케이션을 꿈꾸다.

새로 생긴 워케이션 제도는 나에게 꽤나 친숙한 제도였다. 2022년 실-제로를 맡아 워케이션 제도를 실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고, 작년 7월부로 입사 10년차를 맞이했기 때문에 운이 좋게도 워케이션 가능 시기가 굉장히 빨리 도래했기 때문이다. 다만 작년엔 내 인생에 있어서 꽤 큰 행사를 치루느라 가지 못했기에, 올해 초가 되서야 장소나 일정 등의 고민을 하게 되었다.

모두가 해외 워케이션을 꿈꾼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유럽을 가고 싶었지만, 입사 이래로 열흘 이상의 휴가를 떠나 본 적 없는 나로서는 큰 도전이었다. 더군다나 시차가 있는 곳으로 가자고 하니 업무 진행에 대한 애로사항이 있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함께 일하는 카운터파티들이 유럽에 포진되어 있다는 것…? 게다가 팀원들도 유럽 오피스로 생각할 테니 편하게 다녀오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다시 한번 팀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 장소 선정에 애를 먹다.

나는 처음부터 친구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를 워케이션 장소로 생각했었다. 친구가 먹여주고 재워주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하니 이게 웬 떡이냐는 생각에 친구의 제안을 덥석 수락한 것이다. 하지만 몇 달 뒤 친구의 기쁘지만 슬픈(?!) 임신소식이 들려와 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마침 내가 생각했던 일정에 친구의 산후조리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다. 친구집에 머무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친구와 곧 태어날 아기를 보고 싶은 마음에 노르웨이를 빼진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짧게 머무르기로 마음 먹은 후 다른 장소를 물색하던 중, 아름다운 포르투갈이 눈에 들어왔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노트북 도둑(워케이션 장소를 정할 때 이것이 제일 중요한 이슈였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동시에 물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니, 향후의 노르웨이 일정을 고려했을 때 비용적으로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워케이션 이후에도 포르투갈이 계속 눈에 아른거리니 내 선택이 꽤나 옳았다고 생각한다.

아름답고 여유로웠던 포르투갈의 풍경들

3. 워케이션을 가다.

워케이션을 위한 숙소를 잡을 때 고려했던 것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로 숙소가 넓고 쾌적해야 한다는 것.  둘째로는 환상적인 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 오후까지 업무를 위해 숙소에 머물러야 했기에 쾌적해야 하고, 또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탁 트여 있으면 여러모로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덕분에 숙소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비좁은 호텔 방을 잡았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여러가지를 고려하고 준비한 이후에야 나는 마침내, 워케이션을 떠났다. 이후 총 16일간의 워케이션 기간 동안 포르투, 리스본 그리고 오슬로에서 근무를 했고 그 후엔 따로 휴가를 내어 일주일 간 베르겐과 코펜하겐을 여행했다.

포르투갈에서 머물렀던 숙소의 뷰, 일하다가 가끔씩 경치구경을 하면 리프레시가 되었다.

포르투갈에선 업무가 끝나는 대로 밖을 나서 정처없이 걷기도 해보고, 노을 스팟에서 소위 멍을 때리며 일몰 구경을 하기도 했다.

포르투 도루강에서 보는 일몰

문득 길가를 걷다 발견한 공연장에서 파두를 보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랠루 서점을 방문해 책을 사고, 평소 좋아하던 포트와인을 만드는 공장 투어를 하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파두 공연과 랠루서점, 테일러스 포트와인 투어

다행히 이맘때쯤 포르투갈의 일몰시간이 밤 9시쯤이었던 관계로, 내가 오후에 업무를 마무리하고서도 충분히 동네 구경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기 전부터 팀원들에게 매일 에그타르트를 먹어야 한다고 거의 세뇌를 당해서 코딩 입력된 것 마냥 실행했던 1일 1에그타르트 – 일하면서 또는 길을 걷다가 먹은 흔적들.

리스본에 머무르던 중 주말에는, 주중에 일을 하느라 가지 못했던 근교 여행을 다녔다.

옛날 대항해시대 때 사람들이 세상의 끝이라 믿었던 호카곶과 근처 휴양도시인 카스카이스 그리고 산속의 아름다운 도시인 신트라 등 1시간 내외로 이동 가능한 곳들로 추려 다녀왔다. 유럽에서 보는 풍경은 국내의 그것과 굉장히 다르고 생경하다. 나는 다소 생소하면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매우 좋아한다. 내가 유럽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근교 투어 중 맞닥뜨린 풍경들, 호카곶 근방의 절벽마을 아젠하스 다 마라, 신트라의 무어성과 페나성

꿈 같은 포르투갈을 뒤로 하고 오슬로로 향했다. 그 곳에선 퇴근 후에 드디어 친구와 갓 태어난 아기를 만났다. 그리고 평소 이메일이나 전화만으로 연락하던 업체 담당자들과 만나 점심을 함께 하기도 했다. (노르웨이는 해운 강국이기에 본사를 그곳에 둔 회사들이 꽤 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 내돈내산 해외 출장 느낌..?

오슬로는 해 지는 시간이 더 늦어서 늦게 돌아다녀도 안전한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오후 시간에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보낼 수 있었다.

워케이션은 오슬로를 끝으로 종료되었고, 장기근속 휴가와 연차를 사용한 일주일의 꿀 같은 휴가가 시작되었다. 노르웨이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베르겐과 몇 년 전 여행했을 때 너무 좋아 또 방문하게 된 덴마크 코펜하겐, 두 곳을 끝으로 나의 워케이션 일지는 막을 내리게 된다.

베르겐과 코펜하겐의 풍경

예전에 너무 좋았어서 재방문한 루이지애나 미술관. 역시나 매우 아름다웠고, 미술관 옆의 잔디밭에서 돗자리 깔고 누워 시간을 보냈다.

워케이션을 마치며.

분명한 것은, 워케이션은 휴가가 아니기에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최대한 한국 시간에 가깝게 업무를 시작하고 싶어서 새벽 5시반~6시반 사이에 업무를 시작했고, 덕분에 해가 긴 유럽에서 퇴근 후의 오후 시간을 넉넉하게 보낼 수 있었다. 한국의 업무 시간에 해결되지 않은 일이 있으면 내가 이어받아 밤 사이에 유럽 업체들과 연락하며 업무 처리를 했고, 다행히 업무 공백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유럽 주재원 느낌이 나 좋았다는 팀원들의 피드백이 있었으니 나름 성공적인 해외 워케이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내 개인적으로도 코로나 이후로 선뜻 실천하기 힘들었던 유럽여행을, 워케이션을 통해 맛보고 즐길 수 있었던 아주 만족스러운 3주였기에 주변에도 매우 권장하고 있다. 😊

오슬로에서 방문한 뭉크 뮤지엄에서 본 작품 ‘절규’. 마치 꿀 같은 워케이션 후 비행기를 타는 나를 형상화한 듯 하다.(!!)

현대글로비스의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 워케이션란?

워케이션(Worcation)은 최대 한달 간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병행할 수 있는 제도로 국내 및 해외 어디서든 원하는 곳에서 근무할 수 있다.

워케이션 가능 대상자 : 만 3, 6, 10, 15, 20, 25, 30주년 장기 근속자
(장기근속 기념일로부터 1년 내에 사용 시작할 수 있으며 캘린더 데이 기준으로 14~28일 연속으로 사용)

워케이션 장소 :  여행 제한 지역을 제외한 국내, 해외의 모든 곳이 가능!

기간 근무 시간 : 해외 근무 시에는 해당 국가의 시차에 맞춰서 근로하되, 최소 2시간 이상 본사와 근무시간이 겹치도록 해야 하며 휴일은 한국 기준을 적용한다.

기고 자동차선선대기획팀 가유경 책임매니저
편집 
커뮤니케이션팀 김정원 매니저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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