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회의답게!
그룹 소통의 핵심, 퍼실리테이션

최근 퍼실리테이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주어진 시간 안에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세세한 툴과 조언으로 회의를 즐겁게 이끄는 퍼실리테이션으로 우리 조직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보자.

INTRO> 회의 이끄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

“좋은 아이디어 없어요?” “한 명씩 돌아가면서 말해볼까요?” 회의 참석자들의 침묵 사이에서 진행자의 종용하는 멘트는 여느 회의 시간에서 볼 법한 장면이다. 회의할 때마다 팀원들의 표정은 어두어져 가고 의욕도 없어 보이는데, 결과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회의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집단이 효과적으로 참여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 바로 퍼실리테이션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퍼실리테이션이란?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은 회의나 워크숍 등 조직 차원의 이슈를 이해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의를 잘 하도록 돕는 활동이다. ‘촉진하다’, ‘원활하게 진행하다’는 뜻의 ‘facilitate’의 명사형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보다 이해하기 쉽다. 퍼실리테이션이 참석자 모두가 의견을 개진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진행하는 것이라면, 퍼실리테이터는 회의리더로서 참석자들이 솔직한 의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내놓을 수 있게 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K가 중요한 회의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해보자. 최근 트렌드 분석 자료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회의다. 그런데 참석자들이 자료를 파악하고 올지 불분명하다. 게다가 참석자 중 2~3명은 비판적이고 자기 말만 하기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K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K는 회의 목적, 결과물, 참석자 등을 파악해 다음과 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회의 분위기가 딱딱할 수 있으니 워밍업 과정을 통해 분위기를 만들어야겠어’, ‘요즘 다른 이슈 때문에 정신 없어서 참석자 대부분 자료를 숙지하지 못할 수 있겠구나. 별도의 정보 공유 시간을 00분 가지는 것이 좋겠어’, ‘그 2~3명 모두 다른 테이블에 배치하자. 전체 토의보다는 소그룹 토의로 진행해야 모두가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겠어’, ‘의견 수렴할 때는 브레인스토밍보다는 브레인라이팅이 좋겠는데?’, ‘회의 마무리할 때는 결론, 담당 과업, 담당자, 기한은 차트에 꼭 써서 공유해야겠다’, ‘내가 중립적인 언어를 사용해 신뢰감을 줘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겠어’ 등을 미리 생각하고 이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퍼실리테이션이다.

퍼실리테이션의 기본 자세

퍼실리테이터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참석자들의 효과적인 논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을까? 퍼실리테이터는 퍼실리테이션을 위해 4가지 마음가짐을 장착해야 한다.
첫째, 모든 의견을 존중하는 ‘경청’이다. 듣지 않고 상대발의 말을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적절한 반응을 보일 수 없다. 퍼실리테이터는 참석자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잘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참석자끼리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둘째, 참석자들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이다. 퍼실리테이터는 참석자들에게 분명히 답이 있을 것이고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즉 참석자들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이러한 믿음이 없으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회의 내내 지시만 하게 될 것이다.
셋째, 참석자들의 의견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인정은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일리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그 생각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생각이나 의견이 그러하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된다.
마지막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자세는 ‘중립’이다. 퍼실리테이터는 의견이 갈릴 때 어느 한쪽의 편을 들거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또 퍼실리테이터는 토의를 진행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내 서도 안 된다. 효과적인 토의가 되도록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것이 퍼실리테이터로서의 가장 좋은 접근 방법이다.

STEP 1> 합의 도출에 이르는 4단계 프로세스

퍼실리테이션이 프로세스를 단순하게 살펴보면 사전 준비와 진행으로 나뉜다. 사전 준비에는 프로세스 설계와 현장 준비라는 두 단계가 있고, 진행은 오프닝, 본 토의, 클로징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 진행에서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필요한 4단계를 살펴보자.

1단계: 브레인스토밍

머리에서 폭풍이 일 듯 아이디어를 발산하기 위해서는 자리 배치부터 신중해야 한다. 참석자 모두가 서로를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배치하고,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차트를 놓으며, 모두 발언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시작 전에 참석자들에게 브레인스토밍의 4가지 규칙을 환기시킨다. 어떤 아이디어가 나오더라도 이 단계에서는 비판하거나 판단하지 않아야 하고,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질보다 양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우리 모두의 아이디어라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들을 결합하거나 개선해서 또 다른 아이디어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2단계: 분류

아이디어를 충분히 발산했다면 수렴 단계로 넘어갈 차례다. 아이디어가 마지막 순간까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분류와 제목 정하기로 이어지는 데이터 관리 과정이 중요하다. 참가자 스스로가 내용이 비슷한 아이디어끼리 분류하는 것이다. 분류할 때는 포스트잇 등 낱장의 종이에 적었다면 같은 아이디어끼리 모아 그룹을 만든다. 만약 한 장의 종이나 화이트 보드에 적었다면 맨 처음 적힌 아이디어에 아무 모양(△)으로 표기하고, 다음 아이디어가 첫 번째 내용과 비슷하면 △를, 다른 내용이면 다른 도형을 부여하는 식으로 분류한다.

3단계: 제목 정하기

분류된 하나의 항목에 여러 개의 아이디어들이 있으므로 핵심 의미를 통찰해 제목으로 적는 것이 도움이 된다. 때로는 이 과정에서 몇몇 아이디어들이 다른 항목으로 재배치될 수도 있다. 제목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있도록 세 단어 내외의 문구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빠르고 정확한 초동 조치’, ‘전문가 그룹에 의뢰하기’ 등이다. 해당 그룹의 아이디어 중에 대표 제목이 될 만한 것을 제목으로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4단계: 해결안 찾기

의사결정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투표를 하거나 의사결정권자가 최종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아이디어를 분석해 더 좋은 아이디어로 만들거나 좀 더 체계적인 방법으로 비교, 평가할 수도 있다.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을 때는 한 번에 다 검토할 수 없기 때문에 범위를 좁혀가기 위해 1인이 여러 개에 투표하는 다중투표를 선호한다. 다수결처럼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면서도 승자와 패자가 명백하기 나뉘지 않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STEP 2> 더 좋은 소통을 위한 질문 노하우

회의 진행자는 참석자들에게 조언이 아니라 질문을 해야 한다. 적절한 질문을 함으로써 참석자가 주제에 대해 토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몰입도와 그에 따른 결과물도 달라진다.

① 좋은 질문을 위한 기본 조건

좋은 질문은 답하는 사람들에게 관점의 전환을 돕고 중요한 것을 다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며 높은 수준의 자각과 긍정적 정서를 불러일으켜 실천으로 올길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긍정적·구체적·통합적 질문을 기본으로 하고 뜻밖의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질문, 놓쳤던 맥락을 깨닫게 하는 질문, 결론을 내리도록 촉구하는 질문을 해보자.

② 아이디어를 보완하는 질문, 스캠퍼(SCAMPER)

스캠퍼는 아이디어를 더욱 발전시키고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크리스트 성격의 질문을 모아 놓은 것이다. 스캠퍼는 브레인스토밍 창시자 알렉스 오스본이 체크리스트법을 7개의 키워드로 재구성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③ 몰입을 이끌어내는 질문의 원리, 오리드(ORID)

인간이 사고는 지각부터 의사결정까지 자연스럽게 4단계 흐름으로 진행된다. 이를 오리드(ORID)라고 하는데, 퍼실리테이터가 이 4단계에 맞춰 질문을 던지면 참석자들은 주제에 몰입하여 효과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지난 2월 열린 ‘CS 빌더 Kick-off 간담회’는 현대글로비스 임직원의 퍼실리테이션 역량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현대글로비스 CS의 새로운 간판이 된 CS 빌더 140명이 총출동해 5일간 총 12세션에 걸쳐 실시된 간담회는 커뮤니케이션팀 담당자 및 사업부 CS 빌더 간 밀도 있는 대화를 위해 소규모 단위로 진행되었다. 이번 킥오프 간담회는 참여자가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느냐가 중요한 정보공유형 회의에 해당한다. CS 빌더들이 고객만족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들을 알아가기 위한 랜덤질문박스 활동, 고객만족도 조사, VOC 활동, CS 캠페인, CS Awards에 대한 안내 및 질의응답 등을 통해 참여자가 정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곱씹을 시간을 주고 궁금한 사항을 물어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줌으로써 CS 빌더들이 앞으로의 비전을 공유하고 각오를 다질 수 있었다.

*위 내용은 <( ) 링크하라, 더 퍼실리테이션>(주현희 지금/ 플랜비디자인)에서 일부 발췌했습니다.

 편집실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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