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가 바꿔놓은 것



밀레니얼 세대가 바꿔놓은 것

영화 <기생충>과 밀레니얼 세대
(OSCARS 2020 : 작품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영화 <기생충>의 인기가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았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4관왕에 오른
<기생충>은 관람객의 60%가 18~34세일 정도로 밀레니얼 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작들이 통상 높은 연령층의 지지를 받는 것과는 다른 상황. 과연 밀레니얼 세대가
영화 <기생충>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커뮤니케이션팀 김정원 사원

부자는 나쁜 사람이라는 뻔한 클레셰는 거부한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모두가 기대하면서도 실제론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비현실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할리우드 최고의 시상식 중 하나인 아카데미에서 4관왕이라는 업적을 세울 줄이야! 이 이변은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세계의 영화계에도 충격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첫 미국 진출 때 딱 3곳뿐이던 <기생충>의 상영관이 2천 곳을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이 눈부신 활약에는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들의 뜨거운 관심이 큰 역할을 했다. 이미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임에도, 영화 <기생충>은 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봉준호 감독이 젊은 세대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바로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불만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기생충>은 모두가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부자와 서민의 격차 그리고 겉으론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느끼고 있는 신분 차이를 향해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러한 점을 십분 공감했다. 또 그에 더해 <기생충> 속 부자의 모습이 ‘마냥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 주효했다. 부자를 그저 나쁜 사람으로만 만들어서 권선징악을 전하는 스토리는 너무 진부하다. 소위 말해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지 않는 ‘뻔한 클리셰’다. 남에게 친절하고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생충> 속 부자는 오히려 착한 사람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한 가지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기생충 속 캐릭터의 입체성은 일회성 소비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재차 영화 관람을 하게 만드는 충성도까지 이끌었다. 실제로 <기생충>의 재관람률은 국내에서만 4%에 육박해 동기간 전체 재관람률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렇듯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영화 속 개인을 도덕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영화속 사건과 문제의식 자체를 바라봄으로써 점차 <기생충>에 빠져들었다. 권선징악과 해피엔딩, ‘부자는 나쁜 사람이다!’라는 공식을 보기 좋게 타파하면서 밀레니얼 세대가 겪고 있는 현실을 보기 좋게 꿰뚫은 것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감수성

유튜브에선 ‘제시카 징글’ 놀이가 유행이 됐다. 기생충에서 제시카(박소담)가 본인의 신분에 대한 거짓말을 노래로 부른 것을 패러디하거나 직접 따라 부르는 영상이다. 트위터에선 봉준호 감독의 사진이나 영상을 재치 있게 패러디한 ‘봉준호 밈’이 넘쳐난다. 그의 일상을 짧은 영상으로 재가공해 ‘봉하이브(BongHive)’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한다. 이런 놀이문화를 주도하는 이들도 밀레니얼 세대다. SNS환경에 익숙한 이들이 <기생충>의 매력에 빠지면서 <기생충>으로 파생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불러온 이러한 파급이 없었다면, 지금의 <기생충>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들은 이미 국경과 언어를 초월하는 것에 익숙해 <기생충>과 같은 영어가 아닌 콘텐츠에도 마음을 열고 공감한다. 그들이 한국어로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기생충>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방탄소년단의 공통점은 온전히 한국어로 이루어진 ‘진짜 우리 콘텐츠’의 성공이란 점이다. 언어와 국적, 인종의 장벽까지 뛰어넘는 초국적성의 획득이다. 이에 가장 큰 공신을 한 것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이는 지난 92년 동안 비영어 영화에 한 번도 작품상을 준 적 없는, 또 월트 디즈니 이후로 4관왕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아마 이 다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의 계보 또한, 우리만의 정체성으로 모두의 공감을 얻어낸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말이다.

2020.03.01

영화 <기생충>과 밀레니얼 세대
(OSCARS 2020 : 작품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영화 <기생충>의 인기가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았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4관왕에 오른
<기생충>은 관람객의 60%가 18~34세일 정도로 밀레니얼 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작들이 통상 높은 연령층의 지지를 받는 것과는 다른 상황. 과연 밀레니얼 세대가
영화 <기생충>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커뮤니케이션팀 김정원 사원

부자는 나쁜 사람이라는 뻔한 클레셰는 거부한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모두가 기대하면서도 실제론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비현실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할리우드 최고의 시상식 중 하나인 아카데미에서 4관왕이라는 업적을 세울 줄이야! 이 이변은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세계의 영화계에도 충격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첫 미국 진출 때 딱 3곳뿐이던 <기생충>의 상영관이 2천 곳을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이 눈부신 활약에는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들의 뜨거운 관심이 큰 역할을 했다. 이미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임에도, 영화 <기생충>은 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봉준호 감독이 젊은 세대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바로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불만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기생충>은 모두가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부자와 서민의 격차 그리고 겉으론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느끼고 있는 신분 차이를 향해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러한 점을 십분 공감했다. 또 그에 더해 <기생충> 속 부자의 모습이 ‘마냥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 주효했다. 부자를 그저 나쁜 사람으로만 만들어서 권선징악을 전하는 스토리는 너무 진부하다. 소위 말해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지 않는 ‘뻔한 클리셰’다. 남에게 친절하고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생충> 속 부자는 오히려 착한 사람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한 가지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기생충 속 캐릭터의 입체성은 일회성 소비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재차 영화 관람을 하게 만드는 충성도까지 이끌었다. 실제로 <기생충>의 재관람률은 국내에서만 4%에 육박해 동기간 전체 재관람률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렇듯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영화 속 개인을 도덕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영화속 사건과 문제의식 자체를 바라봄으로써 점차 <기생충>에 빠져들었다. 권선징악과 해피엔딩, ‘부자는 나쁜 사람이다!’라는 공식을 보기 좋게 타파하면서 밀레니얼 세대가 겪고 있는 현실을 보기 좋게 꿰뚫은 것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감수성
유튜브에선 ‘제시카 징글’ 놀이가 유행이 됐다. 기생충에서 제시카(박소담)가 본인의 신분에 대한 거짓말을 노래로 부른 것을 패러디하거나 직접 따라 부르는 영상이다. 트위터에선 봉준호 감독의 사진이나 영상을 재치 있게 패러디한 ‘봉준호 밈’이 넘쳐난다. 그의 일상을 짧은 영상으로 재가공해 ‘봉하이브(BongHive)’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한다. 이런 놀이문화를 주도하는 이들도 밀레니얼 세대다. SNS환경에 익숙한 이들이 <기생충>의 매력에 빠지면서 <기생충>으로 파생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불러온 이러한 파급이 없었다면, 지금의 <기생충>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들은 이미 국경과 언어를 초월하는 것에 익숙해 <기생충>과 같은 영어가 아닌 콘텐츠에도 마음을 열고 공감한다. 그들이 한국어로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기생충>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방탄소년단의 공통점은 온전히 한국어로 이루어진 ‘진짜 우리 콘텐츠’의 성공이란 점이다. 언어와 국적, 인종의 장벽까지 뛰어넘는 초국적성의 획득이다. 이에 가장 큰 공신을 한 것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이는 지난 92년 동안 비영어 영화에 한 번도 작품상을 준 적 없는, 또 월트 디즈니 이후로 4관왕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아마 이 다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의 계보 또한, 우리만의 정체성으로 모두의 공감을 얻어낸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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